지난 화요일 열렸던 ‘국민통합21’ 창당대회에서 고참 탤런트 백일섭씨가 정몽준 후보 추대 연설을 해 눈길을 모았다. 또한 톱스타 최진실이 이 신당의 발기인으로 참여했으며 ‘노랑나비’ 김흥국은 아예 본업은 젖혀두고 정후보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축구로 맺은 인연을 정치로 이어가고 있다. 이밖에도 강부자, 남궁원, 윤석화씨 등이 발기인 명단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는 연예인들 중에는 젊은 층이 많다. 심현섭 등 KBS 개그콘서트 출신 개그맨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코미디언 한무, 이용식, 최병서, 가수 김수희, 설운도도 일찌감치 이후보를 지지하고 나섰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후원하는 연예인들로는 영화배우 최종원, 문성근씨와 <오아시스>의 감독 이창동씨, 명계남씨 등이 있다.
연예인들이 정치인을 후원하는 일은 예전부터 있어왔으나 몇몇 손꼽을 정도였다. 하지만 올 대선은 참여 연예인 수가 많고 일부는 주전, 또는 주역으로 나서고 있어 “이러다 연예인들이 세편으로 갈라지는 건 아닌가” 우려할 정도다.
그럼 연예인들이 지지후보가 낙선했을 때 받을 수 있는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이토록 정치무대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는 연예인이 아닌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자원하여 봉사활동을 하려 한다는 것이다. 연예인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이 대답을 하는데, 엄밀히 따져보긴 해야 할 것이다. 둘째는 친척 친지 등 도저히 거절할 수 없는 간청 및 ‘강압’에 의해 참여한다는 것이다. 이 부류들은 대부분 이름만 빌려주는 경우가 흔하다. 셋째는 ‘눈도장파’로, 앞으로 정계에 입문하고자 하는 연예인들에게는 이번이 확실한 기회다. 넷째는 ‘보험용’인데 이번에 당을 옮겨 후원활동을 하고 있는 가수 A씨처럼 한 곳을 너무 후원해 미운 털이 박힌 다른 당에서 사죄의 활동을 하는 경우다.
마지막으로 이당 저당 행사에 얼굴을 내밀고 있는 만능 엔터테이너 B양 같은 경우인데 그 이유를 물어보니 “돈만 많이 준다면 어떤 당 행사든 마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치보다 돈이 먼저라는 말이다.
이런 마당에 아예 대통령으로 나온 연예인도 있다. 바로 국민배우 안성기씨인데 영화 <피아노 치는 대통령>의 주인공으로 시내 육교마다 그의 사진과 함께 “12월에는 새 대통령이 옵니다”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옛 속담에 ‘방귀 많이 뀌면 똥싼다’는데 연예인들이 이렇게 정계에 진출하다 미국처럼 진짜로 대통령이 나오지 않을까 발칙한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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