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녀 주연조연상 수상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사진 왼쪽부터 크리스 쿠퍼(어댑테이션), 캐서린 제타-존스(시카고), 니콜 키드먼(디 아워스), 에드리언 브로디(피아니스트).
뮤지컬 영화 <시카고>가 제75회 아카데미 영화상 6개 부문을 거머쥐었다.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의 히트 뮤지컬을 스크린에 옮긴 <시카고>는 23일 LA 코닥극장에서 스티븐 마틴의 사회로 진행된 시상식에서 작품,여우조연, 의상, 편집, 미술감독, 음향 등 6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그러나 13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것을 감안할 때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다.
남녀주연상은 유태인 대학살을 다룬 <피아니스트>의 에이드리언 브로디와 <디 아워스>에서 여류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로 출연한 니콜 키드먼이 각각 품에 안았다. 지난해 <물랑루즈>로 후보에 오른 뒤 두번째 도전 끝에 수상의 감격을 누린 키드먼은 강력한 경쟁자였던 <시카고>의 르네 젤위거를 제쳤다.
현지 영화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감독상은 <피아니스트>를 연출한 로만 폴란스키 감독에게 돌아갔다. 지난 77년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미국을 떠났던 폴란스키 감독은 법적인 절차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이날 역시 시상식장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밖에 스페인 출신의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가 <그녀에게>로 각본상을, 지난 1월 세상을 떠난 콘래드 W 홀 촬영감독이 <로드 투 퍼디션>으로 촬영상을 각각 수상했다.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받아 제패니메이션(제팬과 애니메이션의 합성어)의 명성을 전 세계에 널리 알렸다.
이밖에 10개 부문 후보에 노미네이트된 <갱스 오브 뉴욕>은 단 1개 부문에서도 상을 타지 못해 눈길을 모았다. 지금까지 감독상과 이상하리만큼 인연이 닿지 않았던 명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이번에도 또 다시 분루를 삼켜야만 했다.
한편 올해 시상식은 이라크 침공의 여파로 1천여명의 보안요원이 동원된 가운데 행사전 레드 카펫 위의 포토 타임이 취소되는 등 무거운 분위기속에서 진행됐다.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컬링 포 컬럼바인>의 마이클 무어 감독은 수상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부시는 이번 사태를 부끄러워해야 한다”며 일침을 가했고, <8마일>로 주제가상 후보에 오른 에미넴의 특별공연이 펼쳐질 예정이었으나 특유의 독설을 두려워한 주최측의 우려로 다른 가수가 대신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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