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발굴에 시신 200구 잇따른 여진에 남은 건물 계속 붕괴
고대 유적도시였던 밤은 지진 재앙 이틀 만에 거대한 무덤으로 돌변했다.
지난달 26일 이란 남동부 케르만주의 고대 유적도시 밤(Bam)에 강진이 발생, 고대 유적도시였던 밤이 거대한 무덤으로 돌변했다.
이재민들은 추위에 떨면서도 맨손으로 땅을 파헤치며 매몰된 가족들을 찾고 있지만 시신의 흔적조차 제대로 발굴하지 못하고 있다.
사망자 수가 이미 2만명을 넘어섰다고 압돌바헤드 무사비 라리 이란 내무장관이 28일 밝혔고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은 28일 이번 사태를 “국가적 위기이며 이란 혼자서 감당할 수 없는 재난”이라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외신들은 속속 참혹한 현장을 전했다.
이미 영국·독일·러시아·스위스 구조대가 피해지역에 도착했으며, 특히 독일 구조대는 도착 직후 무너진 집에 깔려 있던 생존자 20여명을 구출해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은 현지 공무원의 말을 따 “지금까지 주검 3천여구를 발굴해 매장했으며, 부상자 9천여명이 외부 병원으로 후송됐다”며 “현재까지 구출된 생존자는 약 150여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그러나 도시 건물 60~70%가 완파된 상태여서 생존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엔도 현지 피해상황이 워낙 광범위한 데다 추운 날씨와 식수부족으로 구조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사망자가 최대 4만명에 달한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란 당국은 사망자 숫자를 5천~1만명으로 추산한다고 밝혀 큰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케르만주 주도인 케르만시의 아크바르 알라비 시장은 “사망자가 최대 4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우려했으며, 현지의 한 구호단체 책임자도 “밤의 한 구역에서만 1시간 동안 건물 잔해에 깔린 주검 200여구를 찾아냈다”며, 사망자 숫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 폐허로 변한 고대 유적지 이란 밤시 지난달 26일 새벽 이란 남동부 케르만주 밤시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폐허가 된 도시의 모습. 마치 융단폭격을 당한 듯한 잔해더미 사이로 포클레인과 구조요원들이 보인다. 밤 일대는 고대 페르시아 왕국이었던 ‘아르 게 밤’과 기원전 4세기 알렉산더 대왕 시대의 유물 등 고대유물로 가득 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