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인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bin Laden)의 육성으로 추정되는 테이프가 4일 밤 아랍권의 위성방송인 <알 자지라 TV>를 통해 방송됐다. 빈 라덴은 이 테이프에서 미국과 서방국가들에 대한 지속적인 성전(jihad)을 촉구했다.
카타르 소재 아랍어 위성방송인 <알 자지라>에 소개된 이 테이프에서 빈 라덴은 아랍국가들이 팔레스타인 국가의 독립이라는 대의를 포기하고 중동에서 미국의 군사·외교적 움직임을 저지하지 못한 것을 강력히 비난했다. 빈 라덴은 이어 현 아랍·이슬람 정권을 전복한 뒤 이슬람 현자들의 협의체(council)를 구성할 것을 촉구했다.
이 테이프에서 빈 라덴은 지난해 12월 1일 시작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협상 대표들 간의 ‘제네바 협의’와 같은 달 13일 있었던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체포 사실 등을 언급하고 있어 최근에 녹음된 것으로 보인다. 미 백악관의 앨런 애브니(Abney) 대변인은 “미 중앙 정보국(CIA)이 빈 라덴의 실제 육성인지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성전 촉구=빈 라덴은 “이라크 전쟁은 석유를 노리고 걸프 국가들을 점령하려는 정책의 시작”이라며, “서구세력(the West)은 이라크 점령 뒤 다른 걸프 국가들을 지배하기 위해 종교·경제 전쟁을 꾀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점령자와는 어떤 대화도 있을 수 없고, 오로지 무기로 대적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아랍 통치자들 비난=빈 라덴은 또 걸프지역 통치자들이 “한때 미국의 하수인이었다가 배신한 자(사담 후세인)의 체포를 본 뒤로는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면 자신들의 독재정권이 전복되지 않으리라는 생각”에서 미국의 이라크 정책에 협력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걸프·아랍국가들이 미국의 환심을 사려고, 과격주의를 부추긴다는 이유로 최근에 일부 이슬람 서적들을 학교에서 축출하고 무장 이슬람 세력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다고 비난했다.
◆이슬람 협의체 구성 촉구=빈 라덴은 “아랍권 전체의 경제 규모가 스페인 단일국의 경제보다 작다”며 “아랍과 무슬림의 쇠락은 정부·국가제도로서의 이슬람을 무시한 데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랍과 무슬림의 현재의 모든 정권을 전복한 뒤에, 현자들로 구성된 하나의 협의체(council)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빈 라덴의 것으로 추정되는 육성테이프가 마지막으로 방송된 것은 지난 해 10월 <알 자지라>를 통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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