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최근 재탈환한 이라크 팔루자의 한 사원에서 부상한 포로를 사살하는 모습이 TV 카메라에 잡혀 파문이 일고 있다고 <CNN>을 비롯한 미 언론이 15일 보도했다.
미 방송 풀 기자로 해병 제1사단 1연대 3대대에 배속돼 종군 취재에 나선 NBC 방송의 케빈 사이츠 기자가 촬영한 필름에 따르면 지난 13일 사원에 진입한 해병대원이 부상한 이라크 포로 1명을 확인 사살했다.
카메라에 잡히지 않은 한 해병은 욕설을 내뱉은 뒤 “여기 죽은체 하는 X가 하나 있다”고 외쳤으며, 또다른 해병 1명이 부상한 포로를 향해 총구를 겨누며 방아쇠를 당겼다.
“빵” 하는 총성과 함께 TV 화면은 일시 정지됐으나 나중에 <APTN> 등 회원사들에 전달된 필름에는 탄환이 포로의 상체, 특히 머리를 관통했음을 시사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사살된 포로의 시신은 축 늘어진 채 미군 손에 이끌려 어디론가 옮겨졌으며, 그가 있던 뒤쪽 벽면에는 선혈이 낭자했다. 해병대원들은 앞서 이 사원에 있던 또다른 부상 포로 3명도 사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사이츠 기자는 증언했다. 미 해병 3대대는 이날 동료 해병 부대가 전날 장악해 놓은 이 사원으로 진입하다 일을 저질렀다.
또 다른 해병 부대는 지난 12일 이 사원에 숨어 있던 무장 세력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반격에 나서 무장 세력 10명을 사살하고 5명을 부상시키며 사원을 완전 장악했다. 무장 세력은 당시 로켓 수류탄 발사기와 AK-47 소총 등으로 무장하고 있던 것으로 발표됐다.
부대는 이어 이라크 저항세력 부상자들을 치료해준 뒤 추가 소탕 작전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국방부 소재 미 해병대사령부 대변인인 더그 파월 소령은 이에 “이번 사건을 조사중”이라며 “현재로선 해병 1사단 소속 병사가 포로를 사살했다는 사실만 확인할 수 있다”고 짧게 논평했다.
이번 사건 조사 책임자인 봅 밀러 해병 중령은 <NBC> 방송과 회견에서 “미군 교전 수칙은 정당 방위를 허용한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경우처럼 위협을 가하지 않는 부상자는 적으로 간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 국방부는 풀 취재에 참가한 방송사들에 포로를 사살한 병사의 신원을 확인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NBC>관계자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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