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시인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TS 엘리어트는 ‘황무지’란 시에서 ‘4월은 잔인한 달 April is the cruellest month’이라고 첫 줄을 시작한다.
한낮의 기온이 10도를 넘어서며 햇살이 따사롭게 느껴지는 봄이 되면 주민세council tax와 수도료를 낼 때이다.
영국 회계연도 기준이 4월이라 연간 금액이 청구되는 이 두 공과금은 4월 1일까지 납부해야 한다(수도의 경우 미터기가 달린 가정은 사용량에 따라 분기별 납부).
주민세 £2,000, 수도료 £400가 넘는 가정이 대부분이다. 그나마 금리 안정으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이 줄었다면 조그마한 위안이다.
자녀가 사립학교를 다니면 부활절 방학 후에는 ‘목돈’ 학비의 큰 부담까지 감내해야 한다. 전기, 가스, 전화요금 납부나 자동차 보험 갱신이 겹치면 서민들 주머니는 정말 가벼워질 수밖에 없다.
공과금 인상에 쪼들리는 가계 살림
영국의 중산층이 공과금으로 인해 “정말 힘든 가계”를 꾸려나가고 있다고 영국 언론이 로이즈 TSB 은행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국민들은 지난 2년간 계속 오르고 있는 생활 필수품과 공과금 때문에 올 들어서도 생활이 쪼그라들고 있다. 특히 절반 가까운 46% 국민이 수입 총액 중 적어도 75%를 공과금과 생필품 구입에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2월까지 지난 12개월 간 생활비는 6% 올랐다. 물값(상하수도) 15.9%, 가스와 전기는 10.5% 각각 오른 것과 차 기름값 인상이 크게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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