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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들어지는 뮤지컬 <미스 사이공>에 담긴 불편한 진실
코리안위클리  2022/12/03, 21:14:56   
사이공에서 미군의 마지막 탈출 헬리곱터 장면 ⓒ 아이러브스테이지
뮤지컬 <미스 사이공>은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만든 클로드미셸 쇤베르그와 알랭 부브릴의 1989년 작품입니다. 그래서 <레미제라블>을 좋아해 여러차례 본 사람들이라면 <미스사이공>의 음악과의 유사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자코모 푸치니의 나비부인에서 플롯을 따온 부분이 유명합니다.
직접적으로 모티브가 된 것은 1973년에 베트남 출신 미국 연합뉴스 기자인 닉(Huynh Cong Ut)이 촬영하고 퓰리쳐상을 받아 세상에 알려진 “소녀의 절규, The Terror of War” 라고 하는 한 장의 사진이었다고 하죠. 전쟁의 아픔, 고통, 비극을 이 한 장의 사진만큼 실감나게 말해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라 여기에 사진을 올릴 수는 없지만, 무차별 폭격으로 거리로 밀려나온 민간인들, 그 중 한 소녀가 불타는 옷을 찢어 던지고 벌거벗은 몸으로 공포에 떨며 울부짖으며 내달리고 있는 이 흑백사진은 아마도 지금도 쉽게 검색이 되고 있어 보신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1972년 6월 8일 공군 전폭기들이 짱방(Trang Bang)으로 이어지는 베트남 1번 국도 위를 저공 비행하며 마치 빗자루로 쓸듯이 공격해 그 지역을 녹여버립니다. 당시 9살의 판티킴푹(Phan Thi Kim Phuc) 사진속 소녀는 네이팜탄으로 불바다가 되어버린 마을에서 벗어나 달려오고 있는데요, 이 소녀는 지금 할머니가 되어 반전, 세계 평화를 위한 사회 운동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다시 공연으로 돌아가면, <미스 사이공>은 이 사진에서 영감을 받은 런던 프로듀서 카메론 매킨토시가 1989년 웨스트 엔드의 드루리 레인 극장에서 초연하고 1999년까지 10년 동안 공연되었고, 1991년부터 2001년까지 브로드웨이에서도 공연되었습니다. 이후 2014년에 웨스트 엔드 프린스 에드워드 극장에서 25주년 리바이벌 프로덕션이 다시 올라왔고, 한국의 유명 뮤지컬 배우(홍광호, 김수하, 조상웅)들이 참여해 작품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미 육군 크리스는 사이공(지금의 호치민)의 한 클럽에서 바걸로 일하고 있는 전쟁 와중에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베트남 소녀 킴을 만나 돈을 주고 관계를 맺은 두 사람은 결국 사랑에 빠지고 킴은 부모가 정해준 약혼자인 튜이를 뒤로 한 채 크리스와 결혼을 합니다. 하지만 전쟁이 막바지에 치달으며 미군은 다급히 철수를 결정하면서 크리스는 미국으로 떠나고, 킴은 크리스의 아이를 임신한 채로 혼자 남고 마침내 베트남은 공산 국가로 통일됩니다. 킴은 미군에게 협조했다는 죄로 고난의 나날을 보내며 홀로 크리스의 아이 탬을 키우는데 어느 날 튜이가 킴을 찾아와 적군의 아들인 탬을 죽이겠다고 협박하자 킴은 튜이를 살해하고 방콕으로 탈출하죠. 한편 킴이 죽은 줄로 알고 있던 크리스는 친구의 도움으로 아내와 함께 방콕으로 오게 되고, 킴과 재회를 하는데 킴은 탬을 데려가 달라고 요구하지만 크리스의 아내 엘렌은 탬의 나이가 걱정이 되어 그것을 거절하고 양육비만을 원조하고 싶어하죠. 그러나 마지막까지 아들의 미래를 막기 싫었던 킴은 아이를 미국으로 보내기 위해서 권총으로 자살하게되는 비극입니다.
불편한 진실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미군에 의해 부모를 잃은 한 소녀가 클럽에서 돈을 주고 관계를 맺은 미군과 어떻게 사랑을 하냐는 것이죠. 물론 공연 제작사에서는 ‘사랑은 모든걸 바꾸어놓을 수 있다’라고 항변 하겠지만 베트남전으로 인해 전세계로 떠날 수 밖에 없었던 당시 보트피플의 후예, 지금은 베트남계 영미 국민들은 전쟁의 상처가 마치 아름다운 사랑의 상징으로 보이는 흥행 뮤지컬로 나와 서양인들의 시각으로 아시아 여인들의 성과 관련된 인종주의 고정관념을 심어주고 있는 것(심지어 현지 평론가들도 언급하는)이 못내 불편한 것이죠. 그래서 <미스 사이공>이 만들어지면서 티켓이 판매되면 미국에서는 안티 미스사이공 웹사이트가 함께 등장하기도 합니다.
사실 제목에 나온 ‘미스 사이공’은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베트남의 어린 소녀들이 살 길이 막막하여 미군이 찾아오는 클럽에서 미군의 눈에 선택되어 달러에 몸을 팔게 되는 그 날 밤의 여인, 말 그대로 ‘미스 사이공’을 의미합니다. 매일밤 미스 사이공이 되기 위해 몸을 파는 미성년 소녀들이 공연을 보는 내내 마음에 걸리지만 뮤지컬 공연으로의 완성도는 상당히 높은 작품입니다.
국내에서는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캣츠와 더불어 세계 4대 뮤지컬이라 대중적으로 알려졌으나 이는 한국에 잘못 알려진 정보입니다. 프로듀서인 카메론 매킨토시의 대표작 4개 중 하나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하겠습니다. 불편한 진실이 계속 무대에 보여짐에도 불구하고 주옥같은 넘버들과 화려한 볼거리 덕분에 굉장한 호평을 받고 있는데요, 특히 유명한 장면은 미군이 마지막으로 사이공을 떠나는 헬리콥터 등장 장면과 작품 속 인물인 엔지니어가 ‘아메리칸 드림’을 부를 때의 자유의 여신상과 캐딜락 장면은 작품에서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설득력 있게 그려집니다.
김연아는 2007-2008 시즌 프리스케이팅으로 이 뮤지컬 넘버를 사용했고 해당 프로그램으로 프리스케이팅 첫 세계신기록을 세우기도 했구요, 팬데믹 전2020년 기준 역사상 가장 흥행한 뮤지컬 7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 작품이 다시 영국 셰필드에서 제작되어 소개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왜 하필이면 지금 이 시기에 <미스 사이공> 뮤지컬이 또 소개되려 하는지 생각하게 합니다. 작품이 갖고 있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만들어지기만 한다면 저도 모르게 공연장을 찾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이번엔 불편한 설정들이 재해석되어 만날 수 있길 간절히 바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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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공연계 회생의 리트머스

두 번의 크리스마스가 지나가는 동안 영국 공연계는 상당히 무기력함을 보였습니다만 올해의 분위기는 정말 다른 것일까요?
런던 시내 쇼핑몰이 몰려있는 거리엔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과 거리를 비추는 갖가지 조명들이 작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2020/21년 크리스마스 시즌은 마지막 순간에 락다운을 결정하면서 모든게 취소되었고, 2021/22 시즌엔 쇼비지니스가 간간히 열리긴 했으나 오미크론의 창궐로인해 강제 철폐되었죠. 그래서인지 2022/23 크리스마스를 앞둔 요즘은 긍정적인 기대가 전반적으로 퍼져가고 있는 듯합니다.
올해엔 논쟁의 여지가 있겠지만 공연 제작 편수가 말하고 있듯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습니다.
대부분 장르의 작품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고, 연말 연시에 늘 공연을 봐오던 관객들 50% 이상이 올핸 이미 예약을 끝냈거나 예약을 할 것이라며 예매율도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영국 공연계에선 겨울철 판토(마임)시즌의 성적을 두고 영국 공연계의 초석으로 삼고 있습니다. 연말 연시에 소개되어 가족 모두가 즐기는 크리스마스 판토의 성공으로 제작사들은 나머지 11달을 살아간다고 엄살을 떠는데요, 시장의 캐시카우일 뿐 아니라 산업으로도 상당히 중요하다는 의미겠죠.
온 가족이 함께 공연장에서 판토를 즐기는 모습은 매우 영국적인 전통이고 다소 새로움이 보이지 않아 낡은 느낌이 있지만 동시에 주류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자, 그렇다면… 이번 겨울엔 우리 교민 가족들도 영국 주류 사회가 가장 전통으로 남기고 싶어하는 크리스마스 판토를 자녀들과 함께 즐기면서 영국의 문화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제안해 봅니다. 이 매력에 한 번 빠진다면 아마도 매년 자녀들과 함께하는 가족 전통이 우리에게도 생겨날지도 모르겠습니다.

ILOVESTAGE 김준영 프로듀서
junyoung.kim@ilovesta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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