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공적자금 비리 합동단속반(반장 김수남)은 지난달 26일 거액의 회사자금을 횡령하거나 분식회계를 통해 사기대출을 받는 등의 혐의로 안병균 전 나산그룹 회장, 김의철 전 뉴코아그룹 회장, 백영기 전 동국무역 회장, 이창수 전 삼익건설 회장 등 9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이순국 전 신호그룹 회장과 허진석 동성종합건설 회장 등 12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등 총 6개 기업군 21명을 사법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금융기관에서 사기대출을 받은 금액은 8000억여원, 금융기관이 떠안게 된 부실 채무는 1조9615억원에 달한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 투입을 유발한 부실 기업주와 가족들은 부도난 상태에서도 회사 돈을 자기 것처럼 빼내 부동산 구입에 사용하거나 흥청망청 유흥비로 탕진하는 등 심각한 도덕적 해이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회사돈으로 부동산 사들여=나산의 안전회장은 98년 1월 ㈜나산의 부도 이후에도 이 회사자금 40억원을 회사 직원 명의 계좌를 이용해 횡령하는 등 회사 돈 290억여원을 횡령했다.
안전회장은 또 1999∼2000년 6개 계열사를 통해 상가와 골프장 등 감정가 1300억원대의 부동산 10여건을 경락받았다. 안전회장은 법정관리 중이거나 화의 중인 회사 돈도 부동산 매입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안전회장의 처삼촌인 박동호(불구속 기소)씨가 계열사 법정관리인을 맡았던 사실도 밝혀져 법원의 법정관리에 허점도 드러났다.
◆회사 카드로 유흥비 탕진=뉴코아 김전회장은 아들과 사위가 계열사인 N사에 근무한 사실이 없는데도 법인카드를 나눠줬다. 이들은 카드비 1억4000만원 가량을 사용했는데 이 중 80% 가량은 유흥주점에서 술값으로 계산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김전회장은 또 자신과 기사가 이회사 임직원인 것처럼 꾸며 급여를 받도록 하는 등 부도 이후에도 28억여원을 횡령했다.
◆사주는 국내외 비자금 조성, 직원은 사주 협박=신호의 이전회장은 펄프 수입가격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모두 54억원을 횡령했고, 이 중 지난해 3월부터 올 4월 사이 조성한 18억원(미화 153만달러)은 미국 은행에 예치해 재산을 해외로 빼돌렸다. 회사 직원 김모씨 등 3명은 비자금 조성을 폭로하겠다고 이전회장을 협박, 3억9000만원을 갈취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부실 기업주 재산 은닉=나산의 안전회장은 금융기관에 담보로 제공된 골프장 회원권 80장(시가 200억원 상당)을 부인이 실질적으로 소유한 회사에 무상 양도하도록 지시했으며, 임원 명의로 은닉한 주식 매각대금 208억원 가운데 72억원을 계열사 증자자금으로 넣기도 했다.
뉴코아 김전회장 역시 부도 이후 계열사 소유 부동산을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 이전을 받은 뒤 다시 경리직원 명의로 허위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방법으로 채권 집행을 회피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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