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자금 주변에 서있는 고교 동창들
2003년 세모의 한국에서 가장 으뜸되는 화두는 여당도 야당도 전부 도둑놈이라는 서글픈 자화상이다. 이 도둑질의 농도는 10분의 1이냐 아니냐의 문제지 이미 불법행위 그 자체는 양대 진영의 주군들에 의해 공개적으로 시인된 바 있다.
이 와중에 또한번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은 이 두 정치지도자(?)들의 출신 고교 선후배 관계에 의해 불법자금의 수금과 분배의 파이프라인이 철저히 장악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먼저 경기고등학교는 이 학교의 창립전신인 경성제1고등보통학교의 교명에 걸맞게 금액도 단연 거금으로 현재까지의 수사발표로는 이 학교 동창의 일부인 최돈웅 의원, 서정우 변호사, 이회창 동창을 정점으로 한 3인방이 당시 당선이 유력한 상황에 편승 갈취한 것으로 이미 두 명은 구속수사를 받고있다.
선배 이회창씨는 화끈한 보스답게 “한나라당의 불법대선자금은 대선후보였던 제가 시켜서 한 일이며 전적으로 저의 책임으로, 제가 처벌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며 “이 모든 짐을 짊어지고 감옥에 가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 대선에서 우리 당은 기업으로부터 500억원 가량의 불법대선자금을 받아썼다”고 대국민사과를 하면서 “앞으로 어떤 추가적인 불법자금이 밝혀진다 하더라도 그 또한 모두 저의 책임임을 분명히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기자회견이 끝나는 즉시 검찰에 자진 출두해 이러한 사실을 진술하고 국법이 정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회견후 서초동 검찰청사에 자진출두했다.
불법현금거래 신모델 개발한 경기고 동창
한편 노무현 캠프는 후보 자신을 향해서 그의 최종 정규교육 출신교인 부산상업고등학교의 일부 선후배가 거미줄로 얽혀 암약했다는 의혹으로 이미 자연인과 직함의 이름이 관보공고의 법률명칭에 포함되어 특검에도 계류돼 있고 금액과 건수는 비교적 씨알이 굵지 않은 것으로 현재까지의 수사결과로는 발표됐다.
역시 경기고교의 창립교명인 ‘제1’고등보통학교에 비해서 부산경남지방의 ‘상업’학교로서의 잔돈 굴리기에는 더 능한 것 같고 오랜동안의 수사결과에 따르면, 거래 행위형태는 모두 더 복잡하여 역시 상업실무와 관련이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또 하나 특이한 현상은 노무현캠프와 도저히 코드가 맞을 것 같지 않은 노후보 당선의 제1공신으로 ‘브르조아’(부 고 정일형 전 장관 +모 고 이태영 전 변호사, 매형 김흥한 변호사)인 경기고출신 ‘열린우리당’ 소속 정대철 의원의 부정선거자금 200억원설에 대한 수사와 국회에 구속영장 동의안이 계류중이란 점이다.
이와같이 양대진영의 굵직굵직한 검은 자금의 혐의에 경기고출신 일부는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졸업생중 특이한 일부인 ‘차떼기’ ‘탑트럭떼기’ ‘채권책과 현금할인요금포함’ 등 일선에서 불법현금거래의 신모델도 개발한 분들과 주군을 배출한 원래 모교의 소재지 화동언덕은 풍수학상 어떤 지형을 하고 있을까 궁금하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 측근의 비리 의혹 사건마다 노대통령이 다닌 부산상고 출신 인사들이 단골 메뉴로 등장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SK비자금 11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도술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은 부산상고 54회 졸업생으로 노대통령의 1년 후배. 최전비서관과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영로씨는 노대통령의 8년 선배이다.
또 이광재 전 국정상황실장 관련 비리 의혹에 등장 구속된 썬앤문그룹 문병욱 회장은 노대통령의 4년 후배로 노대통령에게 감세 청탁을 했다는 구체적 의혹을 받고 있다.
거미줄처럼 얽혀 암약한 부산상고 동창
한나라당은 “문회장이 서울 강남 모 호텔을 주상복합 건물로 용도변경하기 위해 지난해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노대통령 후보측에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또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은 국회 예결위에서 “썬앤문그룹이 농협 원효로 지점에서 115억원을 부정대출받는 과정에서 부산상고 출신인 모 은행 지점장 김모씨가 깊숙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양길승 전 대통령제1부속실장 비리 의혹 사건엔 노대통령의 고교 동기동창이며 절친한 친구로 알려진 정화삼(56)씨가 있다. 노대통령은 정씨를 ‘어머니가 자식처럼 아끼던 친구’로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올해 6월 양전실장이 충북 청주시 키스나이트클럽 소유주 이원호씨의 향응 접대를 받는 술자리에 잠시 합석했다. 정씨는 올들어 충북지역 민주당 고문과 상공회의소 부회장직을 맡고 있었다.
한편 야당의 노대통령 측근 비리 특검 추진과 관련해 연일 법률적 타당성과 함께 합리적 논리로 여권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는 검사 출신의 한나라당 은진수 수석부대변인도 노대통령의 9년 후배다.(동아닷컴) 이 경우는 여당의 정대철 의원이 경기고 출신인 점에서 은진수 부산상고출신의 야당쪽 활약은 정치권의 X자형 투쟁관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부산상고의 자랑스러운 ‘백양 역사관’은 앞으로 동교 노무현 동창의 대통령시절(2003∼)을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
분명히 해둘 것은 두 학교 졸업생 중 이러한 불미스러운 현안에 연루돼 모교에 누를 끼치는 숫자는 극히 미미하고 대부분은 국가사회에 공헌하고 있는 훌륭한 분들이라는 사실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며 이들 소수 일부의 문제행동이 나라와 국민전체에 끼치는 해악성은 충분히 공익을 위한 반면교사로서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이다.
▲ 대검찰청에 출두하는 이회창 전 총재.
김남교 / 재영 칼럼니스트 / 디지털사상계 편집위원(nkymm@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