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호, 퀸스웨이 등 런던에서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중국식 등 모든 식당에서 식사 후 운전으로 집으로 돌아와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평소와 달리 몹시 졸려 고전해 본 경험을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또한 식당에서 식사 수시간 후에 시원한 소변배설시 보통과 다른 진한 거품이 일고 있는 것을 누구나 경험 해 보았을 것이다. 이 같은 경험의 이유는 무엇일까?
고급요리부터 피쉬 앤드 칩스까지
영국에서 하다 못해 비스켓 한통을 사도 그 제품의 성분표시와 유효기간(best before)이 정확하게 표기되지 않으면 불법으로 간주된다. 그런데도 이제까지 모두가 식당음식에 대한 성분 표시나 내용 원료의 유효기간을 알지 못한채 무조건 맛타령만 해왔다.
이렇듯 식당손님들이 ‘장님’이 되어 즐겨오고 있는 사실에 드디어 영국 식품 표준청(the Food Standards Agency)이 범 유럽 차원에서 요리 음식의 지방분, 첨가제와 열량(칼로리) 강제 표기제의 입법을 추진하고 나섰다.
<선데이 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강제 성분 표기제도는 고급식당의 최고급 요리부터 조그만 구멍가게의 ‘피쉬 엔드 칩스’에 이르는 모든 음식조달자(caterer)를 망라하게 될 것이며 이에 따라 대규모 한국, 중국식당은 물론 테이크어웨이 업소까지 포함될 전망이고 당국은 이러한 제도의 도입으로 장기적인 국민보건의 관점에서 극적인 효과를 거둘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삽으로 화학 조미료를 넣더라’ 의혹도 꼭 풀어야
그러나 반대하는 측은 이같은 조처를 정부의 불필요한 간섭으로 관료적 형식주의의 전형이며 성분 분석 부담 등으로 소형업체에게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정부당국은 대다수 식당들이 맛을 좋게 하기위해 너무 많은 기름, 지방, 설탕과 첨가제를 ‘소스’나 ‘드레싱’에 포함시켜 사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숨은 칼로리’가 얹혀진 보통의 요리가 뚱뚱보를 양산하고 심장질환과 당뇨병 등을 유발시켜 영국의 가장 큰 공중 보건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식품표준청의 제프리 포져 청장은 만약 소비자들이 식당음식의 성분을 알고 먹을 수 있다면 식당 음식맛의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예언한다. 또한 “소비자는 어떤 성분의 무엇을 먹을지 알고 선택할 권리가 있지만 현재 식당들은 소비자에게 그 성분의 정보를 거의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말 이러한 정부의 계획에 영양학계는 환영했지만 최고의 조리사들은 욕설로 응했다.
셔롭셔의 루드로 소재 미쉐린 타이어의 별표로 인정된 머찬트하우스 식당의 쇼운 힐 주방장은 “만약 소비자가 너무 둔해서 어떤 요리가 버터와 크림으로 범벅이 됐다고 구별 못할 정도라면 그 사람은 고급식당에 와서는 안된다”고 혹평했다.
지방·설탕 과다사용이 비만초래
이러한 정부의 방침은 과거 20년간 영국의 비만 수준이 3배로 치솟았다는 조사 결과에 기인한 것이다. 영국 성인의 절반은 평균체중을 초과하며 20%가 비만자로 이는 최소한 성인 국민의 1/3이 체중 비만이라는 결과를 의미한다.
국민보건당국(NHS)는 총 예산의 10%를 비만관련 당뇨병의 치료에 사용하고 있으며 2010년에는 그 2배가 될 전망이다.
버밍엄 의과대의 비만관련 당뇨병 전문가 토니 바넷트 교수는 ‘칼로리, 지방과 설탕의 고함유 식품은 담배와 마찬가지로 정부의 경고문이 표시되어야 한다’고 단언한다.
한편 중국 일본 한국 등의 동양식당 상품요리는 일반적으로 가정음식과 비교할 때 그 특유의 맛으로 보아 화학조미료(구루타민산 소다)를 너무 많이 사용하고 따라서 매식을 흔히 하기 마련인 직장인 아빠들에게 조미료를 상대적으로 소량 사용하는 가정음식에 대한 입맛을 황폐화시킨다는 대다수 주부들과 영양학자들의 비판도 경청할 필요가 있다.
또한 무엇보다도 ‘켓시 엔드 케리’에서 일부 식당측이 우리나라나 일본산에 비교할 수도 없는 싼가격으로 사가는 중국산의 화학조미료 푸대자루를 실제로 보고 여기에 취식 후 이유없이 노곤한 사지, 급격한 소변의 거품현상을 피부로 느끼는 외식애호가는 ‘삽으로 퍼 넣더라’는 의혹이 반드시 해명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 남 교 / 재영 칼럼니스트 nkymm@hotmail.com / 디지털사상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