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과 상속 [영국대표 한인신문]

-애완동물도 혜택받는 상속, 유언 마련으로 가족 보호 해야-

영국에서 사람이 죽고나서 유언장의 공개절차에 들어가면 애완용 고양이나 개를 돌보기 위한 재단을 구성하여 애완동물에게 거액이 상속되는 경우를 실제로나 영화로 많이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영국에서 유언의 효력은 절대적이다.

객지에서 갑자기 내가 죽게된다면 집 한칸 자동차 하나라도 유언을 남겼나 아니냐에 따라 나의 사랑하는 유족에게 귀속되는 재산의 행방은 하늘과 땅처럼 달라질 수 있고 특히 영어로 된 법률과 제도의 차이에 따른 이해의 어려움은 유족에게 매우 곤란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영국의 경우에도 자선단체인 윌 에이드(Will Aid)의 최근조사에 따르면 45세 이하의 3/4, 45세 이상의 1/2이 유언을 미쳐 준비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일부 재산이 있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률적 효과의 유언을 남기는 경우는 아주 예외에 속한다 할 수 있다.

-한국과 달라 영국선 철저한 대비 필요

그러나 영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의 경우에는 사후의 재산의 행방은 영국법이 정하는 바에 따를 수 밖에 없고 비록 월부라 해도 집 한 칸이라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영국유언법의 ‘유산처분의 자유’주의에 따라 유언이 없는 경우는 미리 유언을 준비해 놓은 경우에 비해서 유산을 받아야 할 유족에게는 혼란과 손해가 매우 크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유언자의 유언내용에도 불구하고 민법은 혈족의 이해를 보장하기 위해서 유류분 제도라는 강행규정을 두고 피상속인(사망자)의 직계비속및 배우자에게 법적 상속분의 1/2, 직계존속과 형제자매에게는 1/3의 강제 유류제도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는 유언의 내용에 대한 처분제한규정이 된다.
그러나 영국의 경우에는 유언의 절대성으로 이러한 유류분 제도에 의한 사망자의 의사에 반한 혈족보호제도가 없고 유언이 절대우선이 되지만 이는 반면에 유언이 없는 경우에는 유족에게 그 보호가 매우 약하다는 뜻도 된다.
이제 영국에서 유언을 준비하지 않고 사망한 경우 유산의 향방에 대해 검토해 보자.

결혼한 경우
유산(주택 포함)이 12만5천파운드 이하인 경우: 전액을 생존 배우자가 상속한다.
유산(주택포함)이 12만5천파운드 이상이고 자녀가 있는 경우: 배우자가 12만5천파운드 및 생명보험의 1/2를 상속하고 잔여분을 자녀가 균등 상속한다.
자녀없고 부모가 있는 경우: 배우자가 20만파운드와 생명보험 1/2을 상속하고 나머지를 부모가 균등 상속한다.
형제자매 조카가 있는 경우: 배우자가 20만파운드와 생명보험 1/2을 상속하고 나머지를 형제자매 조카가 균등 상속한다.
배우자 뿐인 경우: 전액을 배우자가 상속한다.

결혼하지 않은 경우
법적으로 결혼한 상대가 아니고 동거 등 파트너만 있는 경우: 파트너의 상속지분은 없다.
자녀만 있는 경우: 균등 상속한다.
자녀가 없고 부모만 있는 경우: 부모가 균등 상속한다.
자녀부모 모두 없고 형제자매만 있는 경우: 형제자매가 균등 상속하며 형제자매가 상속에 앞서 죽었을 경우 이들의 자녀가 해당 부모분을 대습상속한다.
위 모두가 없고 조부모가 있는 경우: 조부모가 균등 상속한다.
위 모두가 없고 혈족(아저씨 아주머니)이 있는 경우: 이들이 균등 상속한다.
위 모두가 없는 경우: 상속재산은 국고에 귀속한다.

이와 같이 영국은 유언이 없이 사망한 경우에는 평소 고인과의 관계가 밀접한 파트너 또는 이해관계인에게 실정에 반해서 일체의 상속권이 없게 된다. 이혼 재혼자의 경우에도 같다. 물론 스스로 작성한 유언(문방구 양식 또는 인터넷 다운 DIY)도 증인만 확실하면 유언으로서의 효력이 있지만 용어와 내용의 불명확성으로 사후 예기치 않은 혼란도 가능함으로 11월 중 소액(50-75파운드)의 자선금 기증조건으로 특별 봉사중인 자선단체 ‘윌 에이드’에서는 50파운드(서민)내지는 5백파운드(거대유산) 미만의 유언 비용이면 변호사의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특히 상속세 공제한도(25만파운드) 대비와 사후 은행등의 유언집행인의 비용(대형은행의 경우 상속재산 50만파운드 기준 2만파운드) 대비 등을 고려할 때에 무료인 가족 중 유언집행인 선정등 미리 법률전문가의 상세한 조력을 받도록 권한다.
객지에서 갑자기 불행을 당하면 장기간 모게지 중인 부부 공유주택의 보험금 지급으로 어느 한쪽 생존 배우자에게 주택의 100% 재산권이 상속됨으로 현재의 영국 주택시세로 보아 25만파운드의 상속 한도는 대부분이 초과되게 되기에 영국에서 유언의 문제는 이미 강건너 불이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가 된다.
만약 진정코 자녀와 배우자를 사랑한다면 오늘이라도 우선 유언을 준비하여 유사시 만리 타국에서 유족이 당황하지 않고 집 한칸이라도 안정된 상속을 하게 해야 되지 않겠는가.

김남교 재영 칼럼니스트nkymm@hotmail.com 디지털 사상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