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상장된 지 10년 만에 빌 게이츠 회장은 2억7천만달러 이상을 자선단체에 기부한 것을 필두로 2004년1월 현재, 메린다 프렌치 게이츠 (Melinda French Gates)와 1994년 1월 1일 결혼후 창설한 자선재단 빌 엔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이 전 세계에 걸쳐 전체기부금 이외에도 교육, 보건, 인구문제, 기술발전 문제 등에 직접 무상 공여한 교부금액(grants)만도 70억달러(한화 약 8조4천억원)를 넘는다.
이는 미국의 재벌 한사람이 기부문화를 얼마나 중시하고 있나의 한 예에 불과하다. <비지니스위크>지는 지난 98년부터 2002년까지의 기부총액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 결과, 게이츠와 그의 부인 멜린다 게이츠의 이름을 딴 자선재단이 4년간 235억달러(약27조 5000억원)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빌 게이츠가 가지고 있는 전 재산의 60%에 해당하는 액수다. 물론 자본가의 이러한 행위는 양 갈래로 평이 엇갈려 왔다. 아름다운 기부문화의 발로 또는 그들의 막대한 부가 과연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것보다 사회여론에 따르는 ‘울며 겨자먹기’식이라고 의문을 제기해 왔다. 또 폭리의 결과를 할 수 없이 자선으로 미화했다는 공격도 상당한 호응을 받고 있다.
이에 더해서 한국 재벌들의 자선출연에 대해서는 재단출연으로 자선재단(?) 자체를 다시 소유하는 방식이 주류를 이루는 까닭에 이러한 미화의 면 자체에서도 당연히 의문이 제기되며 그동안 한국재벌의 자선 역사는 그다지 주목 받은 것이 없고 상속세 납부의 소사 보도 소개를 통해 기부문화에 대한 비판의 각도와 문제 제기를 남기고자 한다.
“지난해 9월 타계한 고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유가족이 국내 상속세 사상 가장 많은 1300여억원을 최근 납부했다. 이는 지금까지 역대 상속세 최고액으로 알려진 이임룡 태광산업 회장(1997년 별세) 유가족이 낸 1060억원을 훨씬 웃도는 금액이다.
국세청은 3일 신창립자의 유족들이 지난 3월 1338억원의 상속세를 관할 성북세무서에 납부했으며 이중 1300억원에 이르는 물납(세금을 주식 등의 현물로 내는 것) 승인이 4월 말쯤 이뤄졌다고 밝혔다.
유가족이 상속받은 재산은 주식평가액 2900억원과 100억원대의 예금, 부동산, 차량 등을 합쳐 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평가액의 경우 교보생명이 비상장기업인 점을 감안해 고인의 타계 시점을 기준으로 산정된 주당 순자산가치(8만6000원대)로 과세기준이 적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최근 신창립자와 관련된 물납 승인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으나 납부 규모는 밝힐 수 없다”면서 “세무당국은 유가족들이 자진 신고한 상속세 내역을 바탕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해 신고누락 여부를 검증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세액이 확정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국내 대기업 사주 유족들의 경우 최태원 SK 회장이 730억원, 이정림 대한유화 회장 유족 278억원, 김승연 한화 회장 277억원, 고 이병철 삼성회장의 차남 창희씨의 유족 254억원, 이양구 동양그룹 회장의 2세들이 120억원의 상속세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의 3남인 이건희 회장은 70억원, 2001년 사망한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유족들은 상속세로 300억원을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한국의 경제규모는 세계 10위권이고 그 부의 집중은 세계적인 규모의 재벌을 순위명단에 상당한 복수로 올리기 시작하게 됨에 따라 우리 모두의 어깨가 으쓱해지기 시작한지 벌써 몇해째다.
푼돈의 상속세 규모나 이름팔기식 기부문화도 마땅히 경제규모에 맞추어 세계수준으로 따라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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