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주택가격은 2002년 9월중 전월대비 4.3%가 올라 전년동월 대비 24.2%가 인상됐다고 할리팍스 은행이 지난 주 발표했다. 이는 며칠 전 내이션와이드은행이 발표한 23%보다 더 인상된 것으로 예상치보다 높아 영국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크게 놀랄 것도 아닌 것이 한국의 주택가격 상승은 이보다 더 빠르다. 서울 강동구 강일동과 노원구 상계1동, 중계본동 등 연말 규제가 풀릴 예정인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 예정지의 땅값이 1년 전에 비해 최고 2배로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6∼17평의 노후 불량 주택이 밀집한 강동구 강일동(3만4천8백평)의 경우 지난해 10월 5천만원 선에 거래되던 6평짜리 주택이 이달 들어 1억원에 매매돼 1년 만에 땅값이 1백% 올랐다.
한국의 부동산가격 폭등 현상을 보고 회심의 미소를 지을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재영한인들로서는 영국의 주택가격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 지가 더 피부에 와닿을 것이다. 마치 ‘개구리의 뛸 방향’을 아무도 가늠할 수 없는 것처럼 움직이는 시장에 대한 예감을 잡지 못하고 집을 사야하나, 더 기다려야 하나, 팔아야 하나를 놓고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런던시내 오를대로 올랐다
영국전체를 평균할 경우 2002년 1월에는 주택을 팔고자하는 당사자가 호가하는 금액의 91%선에서 계약되곤 했던 매기가 2002년 5∼6월에는 97.5%에서 계약이 성립되는 초강세를 보였고 2002년 9월 현재 95.5%의 강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주택의 수요공급은 2002년 1월 현재 사고자 하는 자의 지역별 평균 복덕방 등록수와 실제수요 및 주택을 팔려고 내어놓은 수치가 100∼110건에서 거의 합치되고 있었지만 2002년 9월 현재로서는 각 210건, 160건 그리고 140건으로 현저한 공급부족 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런던에 국한한 주택가격은 전월대비 0.5%(2002.7) 인상에 그쳐 5월의 2.5%에 비해 현저히 완화되어 이미 런던시내의 경우에는 오를대로 다 올라 천정을 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할리팍스은행 그룹 이코노미스트 마틴 엘리스는 앞으로 금리인상 요인보다 인하가능성이 더 크고 실업율 하락과 주택매물의 부족 등을 지적하며 주택가격의 지속적 인상가능성을 예보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주식시장의 불안을 통해 피부로 느끼고 있는 세계경기침체와 이라크전쟁 가능성과 이에 따르는 영국경제예측 등 여러 변화요소가 많아 그 누구도 내일을 전망하기 어려운 것이 주택가격이다.
돌다리도 두들기는 심정으로
할리팍스의 발표에 따르면 대런던(Greater London) 수도권지역의 평균가격은 206,425파운드로 처음으로 20만파운드의 벽을 넘었다. 영국 전역의 주택평균가격은 8월의 111,968파운드에서 9월말 현재 116,801파운드로 올랐다고 집계됐다.
이러한 급격한 주택가격의 인상은 결혼으로 첫 주택을 마련해야 하는 계층뿐만 아니라 영국에서 새 생활을 시작해야 하는 재영한인들에게도 주택마련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앞으로 주택가격이 오를까 내릴까의 판단은 수요공급 및 경기와 금리 등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1가구 1주택 마련일 경우 선택의 여지가 없이 필요한 시점에서 사는 것이 현명하다 할 수 있다. 또한 영국에서 집을 사는 것 이외에도 현실적으로 어떤 직업으로 연 30∼40%(런던주위 기준) 수익을 올릴 수 있을까 등을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에도 융자금을 너무 무리하게 받아서는 안 될 것이다. 과거에 급격한 금리인상의 경우 융자금 잔액보다 주택의 시세가 더 내려가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주택구입은 돌다리도 두들기는 심정으로 결정해야 할 일이다.
(참고자료 Halifax. Nationwide. Hometrack. BBC)
김 남 교
재영 칼럼니스트 nkymm@hotmail.com
디지털사상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