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원권 우선 도입… 구권 병행 통용, 무제한·무기명 교환 허용
위·변조 방지 기능을 강화한 새로운 디자인의 5천원권이 내년 상반기중 발행된다. 또 1만원권과 1천원권은 이보다 1년 늦은 2007년 상반기에 발행될 예정이다. 새 지폐 발행 이후 신권과 구권은 함께 통용되며 언제 어디서나 무제한·무기명으로 교환 가능하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18일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급증하는 위조지폐 문제의 시급성을 감안, 5천원권을 가장 먼저 발행하는 형식으로 새 은행권을 단계적으로 도입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5천원권은 위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다 현금자동입출금기와 자동판매기 등에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현금취급기기의 교체가 불필요한 점을 감안, 조기에 발행키로 했다. 또 5천원권은 총 발행물량이 1억8천만장이어서 준비기간이 짧은 점도 고려됐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1만원권과 1천원권은 총 발행물량이 약 30억장에 달해 준비에 많은 시간이 걸리고 현금 취급기기 교체에도 준비기간이 필요해 2007년 상반기 중에 도입키로 했다.
새 은행권의 규격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가로 147.8㎜ 세로 71.3㎜) 수준으로 축소하고 도안은 밝고 화려한 색상을 사용하며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 예술적이고 현대적인 세련미를 추구하기로 했다.
1만원권의 경우 현재 규격이 가로 161.0㎜, 세로 76㎜ 이지만 새 은행권은 길이와 폭이 각각 13㎜, 7㎜ 축소돼 가로 148㎜, 세로 69㎜로 줄어든다.
권종별로는 세로길이는 고정하되 가로길이만 각각 6㎜ 다르게 한 형태가 된다.
그러나 도안인물은 현재의 세종대왕(1만원권), 율곡 이이(5천원권), 퇴계 이황(1천원권)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이는 새 은행권 도입일정이 촉박한 상황에서 도안 인물의 교체를 추진할 경우 각 이해단체 간에 불필요한 논쟁이 야기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 은행권은 위·변조 방지를 위해 스캐너와 컬러프린터에 의한 위조가 불가능하도록 보는 각도에 따라 모양과 색상이 변하는 홀로그램 장치와 광가변잉크, 비스듬히 기울여 보면 숨은 그림이 나타나는 요판잠상 인쇄기법 등 모두 7가지의 첨단 기능을 적용하기로 했다. 새 은행권의 대량 제조가 시작되면 새 은행권 발행일자를 확정, 발행공고를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