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총리의 집권 여당인 노동당은 중년층 이상 여성을 노리고 유방암 전문의의 진료 대기 기간을 2008년까지 2주일 이내로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의사를 한 번 만나려면 수개월~몇년씩 기다려야 하는 영국의 고질적인 의료 체계를 개선하겠다는 것. 야권도 질세라 ‘환자의 병원 선택권 법제화’(보수당), ‘건강검진 대기시간 공개’(자유민주당) 등의 공약을 내놨다.
민생 공약 대결은 의료 부문 외에 교육·교통·치안·환경 분야 등에서 두루 벌어진다. ‘대학 학비 대출 및 지원 확대’(노동당), ‘자치단체에 그린벨트 지정권 부여’(보수당), ‘어린이집 3500곳 개설’(자유민주당) 등이 대표적이다. 영국 정당은 선거 1~2년 전부터 당내의 각 분야 정책위원회에서 다양한 토론과 논의를 거쳐 공약 초안을 만들고 실현 가능성을 점검해 발표한다. 확정된 공약은 선거운동기간이 개시되면 공개한다. 이번 총선에선 12일에 공약을 발표했다. 총선에 승리한 정당은 공약 이행 상황을 매년 보고서로 발표한다. 집권당의 공약 이행 보고서는 유권자가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책자로 만들어 주요 서점에 배포한다.
지난 11일 의회가 공식 해산되면서 시작된 선거유세가 중반을 넘긴 19일 현재, 여론조사 지지율은 노동당(40% 내외)이 보수당(30%)과 자유민주당(20%)을 다소 앞섰다. 한때 노동당과 보수당 지지율이 2%포인트 차이까지 근접했으나, 노동당이 격차를 다시 벌이면서 3기 연속 집권에 다가선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노동당이 현재처럼 압도적 다수(총 659석 중 410석)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영국 언론은 내다봤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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