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란제리룩 속옷의 겉옷화
뜨거운 태양아래 란제리룩 차림의 여성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작년에 이은 란제리룩의 등장은 노출패션의 유행과 함께 찾아온 여름 패션으로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올여름 무더위로 인해 더욱 과감한 노출을 감행하는 여성들에 의해 새로운 전성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란제리룩은 대부분 상의로 디자인되는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여성 속옷인 슬립타입의 원피스와 소매 없는 짧은 상의이며 어깨끈이 가느다란 ‘캐미솔톱’, 어깨가 드러나고 가슴만 가려주는 ‘튜브톱’, 브래지어와 비슷한 ‘브라톱’ 등 다양하게 디자인되고 있다. 게다가 소재는 시폰, 새틴 같은 매끄럽고 하늘거리는 천으로 레이스와 겹겹인 주름, 반짝거리는 스팽글과 큐빅장식, 꽃무늬 등의 조화로 로맨틱한 여성미를 최대한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모양만 보면 어른들은 보기 민망하다고 할 만큼 속옷과의 구분이 모호한 게 사실이다.
란제리룩의 시초는 1980년대를 뒤흔든 영국의 팝스타 마돈나다. 그의 음악과 패션은 순응적이며 소극적인 여성상에 반대하고 자신의 욕구에 대해 솔직해지자는 주장이 담겨있다.
이 같은 란제리룩은 패션의 한 장르로 과거와는 달리 굉장히 과감해지고 미화되고 있다. 이태리 디자이너 베르사체(Gianni Versace)는 “자부심 혹은 자만 없이는 옷을 입을 수 없다”라는 언급으로 의상은 개인의 생각이나 말을 상징하는 도구라고 표현했다. 이에 따르면, 란제리룩은 의상의 한 스타일로써 개인의 과감한 개성과 성적 매력을 표현할 수 있는 여성만의 특권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인의 정서에 이러한 문화를 받아들이기가 외적으로 버겁다면, 일부만 적당히 매치해서 받아들이는 방법도 있다. 예를 들면, 란제리룩과 스포티한 느낌의 의상 매치와 여러 겹의 란제리룩을 겹쳐서 스타일링하여 노출도를 줄일 수 있으며, 겉옷을 살짝 걸치는 등 여러 방법의 ‘Mix and Match’로 최신 유행을 추구함과 동시에 한국인 정서에 맞게 센스있는 스타일링으로 란제리룩을 표현 할 수도 있다.
차은정
영국 Surrey Art Uni,
Fashion Promotion 재학 중
cha897@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