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8일 아침 9시20분경 런던의 유스턴역 근처 어퍼오번가 초입에는 수명의 경찰관과 카메라멘들이 진을 친 가운데 폴리스라인에 이어 대형천막 종류의 범죄현장 보존시설이 보였다.
이곳은 바로 7일 아침 8시 조금 지나 10시경까지 런던을 어리둥절함, 혼란과 공포로 몰아넣었던 4곳의 테러 폭발현장 중 한 곳이다.
출근시간대 3군데 지하철 차량에 각각 놓여진 폭발물이 역과 역사이 지하선로에서 폭발하고 또 승객을 가득 태운 이층버스를 폭발로 날려 사망 약 50여명, 치명적인 중상 45명 그리고 입원환자 300~400명을 냈다.
스코틀랜드의 글렌이글스의 G8정상회담을 주최하던 토니 블레어 총리는 런던으로 날아와 8시간동안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수습지휘에 나선 후 다시 회담장으로 돌아갔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버킹엄궁에 조기를 게양함과 동시에 입원중인 부상자와 유족들을 위문하는 데 진력하고 있다.
클라크 내무부장관은 근래 들어 다소 느슨해진 테러에 대한 경각심과 테러관계 정보파악의 실패를 자인하고 자책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스트로 외무부 장관은 범행수법이 전형적인 알 카에다의 테러유형이라고 간접적으로 알 카에다를 범인으로 시사했다.
당국은 첫째로 범행 현장 4곳이 모두 다행스럽게도 폐쇄회로 TV(CCTV)에 기록됐고 둘째로 현장감식반에 의해 초동수사에서 증거가 훼손없이 확보됐으며 셋째로 모바일폰(핸드폰)에 의한 기폭장치의 조작과 사전 연락 등 통화기록을 확보하고 있고 넷째로 대중의 자발적 정보제공 등을 기대하면서 범인추적에 낙관하고 있기는 하다.
밀폐공간과 연쇄 다발 무차별 폭발등에도 불구하고 지하철 차량내 폭발시 고열과 폭음 압력 등에 의한 사지절단 내장파열 등의 극한상황에서 한군데도 화재가 없었다는 사실은 내연 방염의 차량제작 재료와 관련하여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또 버스의 경우에는 이층버스의 지붕 등 차체의 일부가 높이 날았고 지하철차량은 폭발로 지붕은 물론 분리된 차체가 다른 선로와의 격리벽을 뚫고 넘어 주행중이던 열차에까지 피해를 준 격렬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캄캄한 지하의 선로에서 생존자들의 상호 구조와 질서있는 대피는 영국민의 민도를 다시 생각케 한다.
일찌기 타이타닉호 침몰과 같이 위급시 어린이와 여성을 최우선으로 구조하는 확립된 관습과 전통이 결국 7일 아침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추가 폭발우려에 대한 당국의 예방활동으로 전국의 대부분 시설물의 입주자 대피와 즉각적인 교통통제로 런던을 안전지대화 하고 일반의 불편에도 불구하고 사고직후의 모바일폰(핸드폰) 교환시설 등의 범인 추가범행 악용 방지를 위한 통제와 전국민의 협조와 이해를 끌어낸 점 등 타산지석이 매우 많다고 하겠다.
무엇보다 영국의 여왕과 블레어 총리 등의 ‘내 국민이 죽고 다쳤는데 그보다 더 급한 일은 없다’라는 자세에서 심지어 G8정상회담까지 우선순위에서 포기하는 자세와 여왕의 불철주야 진지한 국민 방문위로의 모습은 우리나라 서해교전시 전사한 영령에 대한 고위층의 위로 장례 등 참석범위 논란과 28사단 GP사건의 희생자 위로방문 범위 등과 비교해 많은 생각을 주고 있다.
30미터 지하 또는 버스에서 폭발시 현장에서 분해되어 시신마저 사라진 수십명의 희생자들이 새로 밝혀지고 테러리스트의 동시 다발 공격이 경찰당국에 의해 뒤늦게 확인되는 등 처참한 정황에도 불구하고 여왕의 노구를 이끈 국민단합의 활동과 블레어 총리의 힘찬 리더십은 2차대전시 나치 독일의 연이은 공격에 대한 처칠 수상의 당찬 국민통합을 회고하게 한다.
사고현장 폴리스라인과 현장보존 천막이 처진 현장
이날 버킹엄궁에 게양된 조기, 가랑비로 기가 젖어 축 쳐져 잘 안보인다.
김남교 / 재영 칼럼니스트
nkymm@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