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포토 커뮤니티 구인 전화번호 지난신문보기
전체기사
핫이슈
영국
한인
칼럼
연재
기고
스포츠
연예
한국
국제
날씨
달력/행사
포토뉴스
동영상 뉴스
칼럼니스트
지난신문보기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재미있는 영국의료 이야기 - 10
코리안위클리  2005/09/01, 02:12:39   
주의력결핍과 행동과다증후군

“당신 자녀에게 문제가 있습니까?”  
자식 키우는 부모라면 언젠가는 한번쯤 해보는 질문이 바로 이것이 아닐까 한다. 어쩌면 남편이 직장에 나간 뒤 부인이 자녀들과 씨름하면서 매일 이런 질문을 하고 있을 런지도 모른다. 이 질문은 당연히 소아정신과 의사로서 가장 많이 하고, 반대로 받게 되는 질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죄송하게도 그분들에 대한 나의 대답은 항상 ‘섣불리 말하기 어렵다’라는 것이었고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듯 하다. 그 이유 중 가장 큰 하나는 어린이들은 자기 자신뿐만이 아니라 부모와 형제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어서 어디에서 문제가 발생하는지 혹시 부모가 과도하게 걱정하는 것은 아닌지 등 일반 어른들과의 진료와는 사뭇 다른 점들이 많다. 그러므로 시간도 많이 걸리고 만날 사람도 많고 생각해야 될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 부모들은 인내를 가지고 기다릴 필요가 있다. 대개 의사를 찾아 오는 경우는 아주 막다른 골목에 몰렸을 때 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의사와 부모간의 시간 절충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아이가 산만하다?’
정신과 의사라면 누구나 주의력 결핍· 행동과다증후군에 대해서 알고 있다(영국에서는 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라고 부른다). 그렇지만 이것을 진단하기 까지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일단 아동이 집중을 못하고 행동이 부산하면 의심을 해봐야 되겠지만 영국에서는 대개 학교에서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부모는 일단 아동의 행동에 계속적으로 적응이 되어 왔기 때문에 자신의 아이가 산만한지 아닌지 객관적으로 판단하기가 힘이 드는 경우가 왕왕있다. 또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도 있듯이 아무래도 자신의 자녀에 대해 좋게 해석하는 경향이 있기 마련이다.
‘우리 애는 활발하다’, ‘우리 애는 사내라서 그런지 너무 씩씩하다’ 등 의 얘기를 들을 때마다 필자는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것이 참 다르다는 생각을 한다. 이런 아동들이 학교를 다니게 되면 줄 서서 기다려야 할 때 참지 못하고 새치기를 한다든지 친구들이 제재하면 때린다든지 등 학교에서 공공생활 유지가 어려운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물론 학교에서는 처음에는 다른 학생에게 하듯이 아동이 이해할 수 있도록 모든 방법을 다 쓰겠지만 곧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대개의경우 아동들이 선생님의 말을 가만히 듣고 그것을 기억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양상은 학습에도 막대한 지장을 끼치는 경우가 많은데 집중력이 모든 학습의 기본이라는 것을 상기하면 얼마만큼 그 폐해가 막대한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주 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동들이 제때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하고 어른이 될 때까지도 자신의 상태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어려서부터 ‘떠들고 나댄다’고 부모로부터 지속적인 꾸중을 받고 친구들에게도 따돌려져 문제 아동이 되거나 소위 ‘반항아’가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선천적 체질의 하나
필자가 진단을 위해 꼭 물어보는 사항은 과연 아동이 태어나서부터 산만했냐는 것이다. 이 장애는 아동이 성장 중에 습득하는 병이 아니다. 우리의 얼굴 모습, 피부 색깔처럼 아동이 가지고 태어나는 체질 중의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대개 부모에게 물어보면 식사시간 아동을 자리에 앉혀 놓기가 언제나 힘들었다고 얘기하고 같이 데리고 쇼핑하러 가는 것이 마치 전쟁을 하는 것처럼 힘들었다고 기억한다.
한편 어떤 아동은 행동이 부산하기보다는 주의 집중력이 떨어진 것이 특징적이다. 예들 들면 학교에서 가방을 놓고 온다든지 그날 숙제가 무엇이었는지 기억을 못한다든지 등이 두드러진다. 필자가 본 아동 중에는 겉보기 아주 얌전한데도 자세히 보면 머리 속으로 항상 딴 생각이 끊이지 않았던 소녀가 있었다. 처음 병원에 올 때는 잠을 늦게 잔다는 이유로 왔지만 자세한 문진 끝에 그 소녀가 주의력결핍장애가 있음이 발견되었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대개의 주의력 결핍, 행동과다증후군에 있는 아동들은 잠을 잘 자지 않는다. 밤에도 늦게 자고 아침에도 일찍 일어난다. 어떤 부모들이 ‘항상 새로 충전된 배테리같다’ 라고 표현하듯이 이들은 상대적으로 잠을 적게 자도 활동적이고 결론적으로 부모들이 무척 힘들다. 그래서인지 부모의 이혼율도 높은 편이며 가정 불화도 잣다. 형제끼리도 늘 싸우고 자연적으로 부모도 고함을 많이 지르고 아동들이 또 그것을 배워 고함지르고 물건을 집어 던지고 부수고 한마디로 그 영향이 온 집안 식구에 미친다.

스쿨리포트에 관심을
이 아동들은 많은 경우에 ‘디디하다’(clumsy)고 표현된다. 즉 손으로 하는 미세한 운동이 발달이 되질 않아서 혼자서 운동화 끈을 잘 매질 못한다든지, 옷 단추를 잘 풀지 못한다든지 등 결론적으로 아침에 등교 준비시키는 것이 너무나 힘들다. 학교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특징적인 지적은 Hand Writing이 아주 엉망이라는 것으로 대개의 경우에 school report에 잘 나와 있다.
청소년기가 되면 행동적으로 과다하기보다는 생각이 이곳 저곳으로 정신 없이 옮겨가는 주의력 쪽의 문제가 두드러 진다. 즉 과다 행동이 밖으로 표출되기 보다는 내면화 된다. 하지만 충동 조절이 잘 되질 않아서 걸핏하면 친구들과 다투기도 하고 선생님 말에 격렬하게 반박하는 등의 행동으로 정학이나 퇴학당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특히 영국에서는 이런 경우 정신과의사의 진단을 받아 놓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에서 사고가 발생하더라고 진단서를 가지고 있으면 처리가 용이한 경우가 많고 함부로 퇴학 조치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학교장이 무작정 학생이 질이 나쁘고 행동이 불량하다고 생각하면 가차 없이 퇴학시키는 경우가 최근에 비일비재하다.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행동치료로 나눌 수 있는데 마지막 결정은 부모의 몫이다. 전문의는 부모에게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지만 강요는 할 수 없다. 어떤 부모들은 약물치료에 대해서 부정적이다. 이는 필자도 부모로서 100%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전문의와 ‘예후나 약물치료의 단점과 장점에 대해서 충분히 상의했느냐’  하는 것이다. 어떠한 치료도 부모의 절대적 협조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약물치료와 행동치료
약물치료는 일종의 ‘뇌를 흥분시키는 약(brain stimulant)’을 사용한다. 약 80% 이상의 아동에서 효과가 있으며 어떤 아동에게는 마술과도 같은 효과가 있다. 부작용으로는 아동들이 식욕이 떨어지거나 잠을 잘 자지 않는 경우가 생기며 단기간이지만 두통이나 복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문제는 진단이 정확할 수록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동생이 태어나고 난 뒤 아동이 말을 안 듣고 부산해졌다고 해서 이 약물을 투약시키면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아동이 ‘내가 문제가 있어서 부모가 벌을 준다’라고 생각 할 수가 있어 부정적인 결과가 생길 수도 있다. 더불어 중요한 것은 아동이 덜 산만한 환경을 제공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동시에 학교에서는 교실 앞줄에 앉힌다든지 얌전한 아동 가까이 있게 해주고 집에서는 혼자서 쓸 수 있는 방을 주는 등의 배려가 필요하다. 또한 아동의 산만한 행동에 대해서 야단치기 보다는 잘하는 행동에 대해서 칭찬을 해준다든지 스티커를 준다든지 등등 아동 스스로 자기비하에 빠져서 화가 나지 않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가지 덧붙일 것은 사회에서 성공한 많은 사람들이 행동과다나 주의력이 결핍된 양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활발한 만큼 성과도 많으니 당연한 결과라 하겠다. 다만 부모가 얼마나 사려 깊게 자녀들에게 접근하는 가에 따라 미래에 큰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있겠다. 독자들이 ‘당신의 자녀는 문제가 있습니까?’와 ‘당신의 자녀는 문제가 없습니까’의 차이를 이해 하신다면 부모의 자세가 얼마나 자녀들에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가늠하실 수 있을 것이다.


■ADHD 자가 진단표
주의력결핍 9항목 중 6개 또는 과잉행동 9항목 중 6개가 6개월 이상 지속될 때 ADHD로 진단한다. 단, 이 같은 증상은 7세 이전에 나타나야 하며, 적어도 두 군데(예: 학교와 집) 이상에서 이 증상 때문에 문제가 나타나야 한다.

주의력결핍 체크 리스트
1. 학교 수업이나 일, 혹은 다른 행동을 할 때 주의 집중을 하지 않고 부주의해서 실수를 많이 한다.
2. 과제나 놀이를 할 때 주의를 집중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3. 대놓고 이야기 해도 잘 귀 기울여 듣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4. 지시에 따라서 학업이나 집안일 등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끝마치지 못한다.
5. 과제나 활동을 체계적으로 조직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6. 지속적으로 정신을 쏟아야 하는 일을 피하거나 싫어한다.
7. 장난감, 연필 등 과제나 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잘 잃어버린다.
8. 외부 자극에 의해 쉽게 산만해진다.
9. 숙제를 잊어버리거나 도시락을 두고 학교에 가는 등 일상적인 활동을 잘 잊어버린다.

과잉행동장애 체크 리스트
1. 가만히 앉아 있지를 못하고 손발을 계속 움직이거나 몸을 꿈틀거린다.
2. 수업시간이나 가만히 앉아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다닌다.
3. 상황에 맞지 않게 과도하게 뛰어다니거나 기어오른다.
4. 조용히 하는 놀이나 오락활동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5. 항상 끊임없이 움직이거나 마치 ‘모터’가 달려서 움직이는 것처럼 행동한다.
6. 말을 너무 많이 한다.
7. 질문을 끝까지 듣지 않고 대답한다.
8. 자기 순서를 기다리지 못한다.
9. 다른 사람에게 무턱대고 끼어든다.



작성자
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기사 더보기
 플러스 광고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재미있는 영국의료 이야기 13 -청소년기 문제 2005.10.27
야단친다고 빨리 크는 것 아니다 아동기를 지나서 청소년으로 가게 되면 여러 가지 틀린 점이 생기게 된다. 그 중에서도 먼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은 신체적..
재미있는 영국의료 이야기 12 - 반항하는 아이 뒤에 문제 부모 있을 수도 2005.10.13
자녀교육 ‘콩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난다’   ‘아이가 말을 안 들어요’ 자식을 키우면서 이런 하소연을 안 해본 부모는 없을 것이다...
재미있는 영국의료 이야기 11 - 아동 학습장애 2005.09.29
읽기장애와 학습장애 영어습득 늦고 한국책 읽기도 느려 아동·청소년 정신과 영국에는 소아정신과가 없다. 원래 이 나라에서는 간판 같은 것을 달지 않으니..
재미있는 영국의료 이야기 - 10 2005.09.01
주의력결핍과 행동과다증후군 “당신 자녀에게 문제가 있습니까?”   자식 키우는 부모라면 언젠가는 한번쯤 해보는 질문이 바로 이것이 아닐까..
재미있는 영국의료 이야기 - 9 2005.08.04
비밀이 보장되는 정신검진 … 전문의 진료 겁내지 말라 보통 부모나 아동들은 정신과 보다는 자신들이 친숙한 동네 GP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보다 쉽게 자신들의..
핫이슈 !!!
영국 재향군인회 송년 행사 개최    2021.11.23   
31일 서머타임 시작    2024.03.21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통    2024.02.22   
찰스 3세 국왕 뉴몰든 첫 방문    2023.11.09   
해군 순항훈련전단, 런던한국학교서 문화공연 가져    2023.11.05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
31일 서머타임 시작
제 22대 국선 재외선거 신고·..
영국 차보험료 사상 최고 기록
넷플릭스의 웨스트 엔드 진출 의..
영국,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 금..
‘한식 전파 프로젝트’를 시작합..
영국 투자 부동산에 대한 세금..
새로운 시작을 망설이고 있는 당..
영국 2월 집값 상승
포토뉴스
 프리미엄 광고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생활광고신청  |  정기구독신청  |  서비스/제휴문의  |  업체등록  |  이용약관  |  개인정보 보호정책
영국 대표 한인신문 코리안 위클리(The Korean Weekly)    Copyright (c) KBC Ltd. all rights reserved
Email : koweekly@koweekly.co.uk
Cavendish House, Cavendish Avenue, New Malden, Surrey, KT3 6QQ, 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