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포토 커뮤니티 구인 전화번호 지난신문보기
전체기사
핫이슈
영국
한인
칼럼
연재
기고
스포츠
연예
한국
국제
날씨
달력/행사
포토뉴스
동영상 뉴스
칼럼니스트
지난신문보기
  뉴스전체기사 글짜크기  | 
연재 - 싹수없는 며느리 VS 파란 눈의 시아버지 10
코리안위클리  2006/04/20, 02:00:25   
바느질 싸움

“그 색은 너무 진하다, 이 색을 끼워라”
“이건 너무 연해서 눈에 쉽게 띄어요, 이걸로 할래요”
남편 바짓단 줄인다고 당신이 쓰시던 재봉틀을 좀 빌렸더니, 그냥 혼자 하게 놔두시면 어디가 어때서 내 앞에 자리를 펴고 앉아 잔소리를 시작하신다.
“2번에 봐라, 그건 땀이 너무 크다”
“옷감이 두꺼워서 2번은 너무 촘촘해요. 3번이 나아요”
실 색깔 고르는 건 겨우 내 맘대로 했는데, 바늘땀 크기는 시아버지도 양보를 안 하셔서 다시 옥신각신 실랑이가 벌어졌고, 치사하지만 재봉틀 주인 말을 듣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 나서도 이어지는 시아버지의 ‘실 거는 법과 박는 법’에 관한 재봉틀 강의를 속으로 ‘남묘호랑개교…’를 되뇌이며 묵묵히 들었다.
다 박고 보니 내 말대로 바짓단이 울퉁불퉁해서 샘통이다 싶어 실을 뜯어내려는데, “캐나다 사람들은 다 그렇게 입고 다닌다!”고 시아버지가 우기시는 통에 또다시 말다툼이 시작되었다.
“아버지, 저도 한때 패션 디자이너 되려고 에스모드 서울에서 공부한 적 있어서 이런 것쯤은 할 줄 알아요!”
“뭐? 에스모드? 개나 소나 다 가는 데가 거기다!”
어렵게 입학했지만 실력이 딸려서 1학기만 마치고 자퇴한 아픈 기억이 있는 나의 환부에 초를 친 시아버지가 미워서, ‘북북’ 실을 다 뜯어내고 ‘드르륵’ 다시 내 맘대로 바짓단을 박았다.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랑방의 수석 디자이너 밑에서 재단일을 배우시고 한때 맞춤복 디자이너셨던 시아버지에 비하면, 내 경력이 초라하기 그지없다는 걸 내가 왜 모르겠는가? 결국 요리, 패션, 사진, 그림, 가구, 철공예 등 온갖 예술종목을 섭렵하신 ‘인간 문화재’를 이겨보겠다고 덤비는 건 무모한 짓인지라, 분하지만 눈물을 머금고 후퇴해야 했다.
내 맘대로 다시 박고 재봉틀을 막 닫으려는데 다시 돌아오신 시아버지. 혹시 재봉틀에 흠집이라도 생겼나 꼼꼼히 살펴보시더니, 기름칠을 하고 바늘 밑에 헝겊을 대시며 마지막 비수를 내리꽂는다.
“그 에스모드는 재봉틀 돌보는 법도 안 가르쳤구먼…”
시어머니도 아닌 시아버지랑, 그것도 파란 눈의 시아버지랑 먹을 거나 바느질 거리로 쌈질하려고 독한 마음 품고 서울을 떠나온 게 아니건만…. 참! 인생, 맘대로 되는 거 아니라더니….


-----------------------------------------------------
모티브 북 출판 / 전희원 저
판매처 : 코리아푸드(020 8949 2238)
작성자
전희원 작가    기사 더보기
 플러스 광고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지난해 출산율 1.08명으로 또 사상 최저 2006.05.11
지난해 국내 합계 출산율은 1.08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이 더 떨어져 또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또 결혼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늦은 출산이 일반화돼..
집값 4월에만 2% 인상… 2년래 최대 2006.05.11
1분기 거래량 급증… 당분간 상승세 지속될 듯 영국 집값이 또다시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주요원인은 경제를 좋게 보는 점(optimism)과 모기지(주..
불기 2550년 부처님 오신날 2006.05.11
불기 2550년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200여명의 신도가 5일 뉴몰든 연화사에서 봉축법요식을 비롯 다양한 행사를 가졌다. 사진은 법복을 입은 이동연(4세..
영 노동당 지지율 14년 만에 ‘최악’ 2006.05.11
지방선거 참패 후 당내 권력 투쟁으로 내분을 빚고 있는 영국 집권 노동당의 지지율이 14년 만에 최악으로 떨어졌다. 여론조사기관 포퓰러스가 더 타임스 신문..
영국 ‘세살 복지’로 여든살 가난 막는다 2006.05.11
6개월~5살 빈곤층 어린이 ‘교육 첫단추’부터 지원… 아동센터 중심 병원·학교 연계, 40만명 혜택 목표 영국 런던 북동쪽 해크니 지역 ‘메이플딘센터’..
핫이슈 !!!
영국 재향군인회 송년 행사 개최    2021.11.23   
31일 서머타임 시작    2024.03.21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통    2024.02.22   
찰스 3세 국왕 뉴몰든 첫 방문    2023.11.09   
해군 순항훈련전단, 런던한국학교서 문화공연 가져    2023.11.05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
31일 서머타임 시작
영국 투자 부동산에 대한 세금..
영국 2월 집값 상승
영국 청년교류제도(YMS) 연..
주의 말씀을 의지하여 삽니다
서로 존중하고 배려해요
공연 관객의 반응 : 한국VS..
Stop! Think Fraud
지도에서 하나된 코리아를 볼 수..
포토뉴스
 프리미엄 광고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생활광고신청  |  정기구독신청  |  서비스/제휴문의  |  업체등록  |  이용약관  |  개인정보 보호정책
영국 대표 한인신문 코리안 위클리(The Korean Weekly)    Copyright (c) KBC Ltd. all rights reserved
Email : koweekly@koweekly.co.uk
Cavendish House, Cavendish Avenue, New Malden, Surrey, KT3 6QQ, 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