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 하오?”
17일 오전 서울 에스케이 주식회사의 서린동 사옥.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낭랑한 중국어 인사가 사원들을 맞는다. 엘리베이터 전용 중국어 교육 프로그램인 ‘니 하오 중국어’가 시작되는 중이다. 사내 중국어 열기를 북돋우기 위해 엘리베이터 내부 엘시디 화면을 통해 10분 간격으로 방영된다.
SK그룹의 ‘한류’ 열기가 뜨겁다. 사내 어학 지원 프로그램에서는 중국어 신청자 규모가 영어를 넘어서고 있다. 그룹이 올해 처음으로 시행한 ‘글로벌 인턴십’ 제도는 외국계 유학생 165명을 인턴사원으로 뽑았는데, 중국계가 113명으로 70%를 차지했다. 글로벌 인턴십 매뉴얼은 인턴과의 의사소통에서 가급적 한국어 사용을 막고, 간단한 팀 회의도 영어나 중국어로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 국내 사원들에게 중국 등 외국 지사에 근무하는 듯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려는 의도다.
SK텔레콤의 인력2팀은 지난 13일까지 중국인 피아오 메이션(26)을 인턴 동료로 맞아 함께 생활했다. 덕분에 인력2팀에서는 6주 동안 중국어·영어·한국어가 함께 오가는 분위기였다. 팀원 상당수가 중국어를 배우기 때문에 메이션과의 대화는 실속있는 공부가 되는 셈이다.
SK그룹이 ‘중국 중심 글로벌화’의 고삐를 바짝 당기면서 중국어와 중국 문화에 대한 직원들의 관심이 가열되고 있다. SK그룹은 10개 계열사가 중국 23개 지역에 50여개 법인과 사무소를 두고 있다. 최근에는 SK텔레콤이 중국 제2의 이동통신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의 전환사채에 10억달러(약 9600억원)를 투자하는 등 중국 사업에 더 깊숙이 발을 들이는 추세다.
어학교육 지원에서도 중국어 열기가 영어를 앞지르고 있다. SK㈜는 올초 16명의 신임 임원 승진인사에서 5명을 중국본부 몫으로 하는 등 중국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올 1~7월 어학교육 신청자는 중국어가 357명으로 134명인 영어 지원자를 두 배 이상 압도했다.
이 밖에도 SK 그룹의 ‘중국 사랑’ 프로그램들은 다양하다. SK해운 등 7개사는 중국 연수를 지원한다. 또 SK케미칼 등 3개사는 중국 동호회를 지원하고 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SK텔레콤의 〈차이나 아이티 트렌드〉, SK네트웍스의 〈주간 중국 정보〉처럼 중국 관련 소식지를 정기적으로 발행해 중국 열기를 더하기도 한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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