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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로얄 알버트홀과 공영방송 BBC ‘프롬스’ 공연을 보고
코리안위클리  2006/09/14, 03:00:31   
최근 유서깊은 런던의 로얄 알버트홀에서 멘델손의 바이올린 협주곡 전곡을 생음악으로는 생애 처음 들었다. 이 곡을 처음 듣기는 인사동 골목에 있던 당시 한국 유일의 음악실 ‘르네상스’에서 였고 고교생의 귀로 처음 접했던 SP레코드의 그 선율이래 차츰 발전하는 한국의 HiFi오디오 수준에 맞춰-물론 실제 연주는 아니었지만-셀 수 없이 많이 들어봤고 입으로 그 가락을 흥얼거려도 봤던 바로 그 곡이다.

그렇다. 그동안 벌써 50여년이 흘렀다. 한 때는 이 곡의 가락과 연결한 ‘명멸하는 서울의 네온싸인’속에 ‘사랑의 편지’로 마음 졸이던 청춘 시절도 있었다.
이제 세상과 가정의 대소사의 의무 속에서 거의 벗어나 아내의 손을 잡고 애틋하게 바라보며 평생을 살아준 그녀에게 고마운 정을 표할 길이 여기에도 있었다.
알맞게 서늘한 런던의 여름밤 런던시내로 나가서 아내와 메뉴 선정도 서로 미뤄가며 맛있는 것도 사먹어 보고 와인 한잔도 음미하기에는 기차와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새로운 재미라 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 한잔의 음주운전도 절대로 허용되지 않는 현실적인 이유가 더 컸다고나 할까.
적당히 붐비는 퇴근 시간대 기차칸과 버스 속에서 평소 한적한 교외 주택가에서의 ‘고독’을 떨쳐버리고 승용차에 갇혀다니던 고고함에 비해 모처럼 ‘나도 대중과 함께 아직도 적극적으로 살아있구나’ 하는 ‘바쁜 듯한’(bustling) 삶의 환희를 느낄 수도 있었다.

공영방송 BBC가 주관, 벌써 100여회가 넘는 ‘돈 안되는’ 음악진흥 프로그램 ‘프롬스’(PROMS)를 보면서 한국의 공영방송 KBS가 자사 아나운서의 재벌가(?) 결혼의 ‘함받는 보도’ 등에 짧지 않은 대중의 알토란같은 황금시간대를 서슴없이 낭비하는 사려 없는 자세를 보고 영국과 비교할 때 공영방송이 이렇게도 운영주체에 따라 공익을 위한 자세가 다를 수도 있다니 한국인으로서 얼굴에 모닥불을 끼얹듯 부끄러웠다.
이러한 KBS의 구체적 사례는 다음 보도에서 확인된다.
“KBS 2TV ‘연예가중계’가 19일 황금 시간대인 오후 8시 55분 아나운서 노현정 씨의 결혼 소식을 방송 첫머리에서 15분간 다뤄 누리꾼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공영 방송이 1시간짜리 방송 프로그램 중 4분의 1을 자사 아나운서의 함 받는 소식에 할애한 것은 채널의 사유화이며 시청자를 우롱하는 행위라는 지적이다.”(스포츠동아)

런던 켄싱턴의 로얄 알버트홀에 있는 빅토리아 여왕의 부군 알버트공의 흉상이 내려다보고 있는 운동장 같은 ‘아리나 Areana입석’은 올려다 보는 ‘갤러리(꼭대기) 입석’과 함께 대중참여의 특이한 아이디어로 보인다.
알버트홀의 내면은 원형경기장 같이 모든 벽면이 무대를 둘러싸고 있다. 황금색의 왕관 조각으로 장식한 호화로운(?) 정규석 외에도 약 500명을 입석, 평좌석 등 으로 구분한 ‘아리나’와 ‘갤러리’석은 관람객의 형편에 맞는 저렴한 가격의 표로 감상할 수도 있다.
청중들은 대체로 각계각층의 남녀노소가 골고루 섞여 있는 것으로 보였지만 일반 좌석은 정장이 대부분인데 비해 아리나 쪽은 반바지 티셔츠 조깅화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물론 쫄바지 배꼽티 미니스커트 등 속살이 보이는 복장은 없었다.
이러한 수준 높은 행사에서도 볼 수 있는 다양한 사회 계층의 고른 섞임은 영국사회가 왕실과 귀족제도를 지속하면서도 세계최고 수준의 민주주의를 유지하고 있는 원동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 말로만 떠드는 ‘계층간 양극화 해소’라는 구호와 비교해 영국사회의 융화된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 하나의 구체적인 단면이었다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연주가 진행되는 동안 기침소리 하나 없는 청중들의 감상태도도 부러웠지만 중간 휴식 중 자선단체의 합창 같은 안내와 함께 공연이 끝나고 출구에서 ‘모금함’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을 보고 전통있는 영국사회의 자선문화가  더 부럽게 느껴졌다. 연주회 중 단 한번도 휴대폰이 울리는 것을 보지 못했고 청중의 출입이 금지된 곳으로는 한발도 내밀지 않고 줄을 서는 모습에서 또 하나의 영국을 새롭게 경험했다.

인상적인 것은 청·장년층에 비해 노인청중이 눈에 띄게 많았다는 것이다. 정중한 복장과 진지한 감상 자세의 실버세대 부부들은 연주회가 끝난후 로얄 알버트홀 앞 정류장에 한꺼번에 밀려나와 만원을 이루었다. 특히 먼저 버스자리에 앉았던 아내가 외형만의 나이 서열에 밀려 나중에 탄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남편으로서는 매우 즐거운(?) 해프닝이었다.
우리 모두 가정의 날 닭살 돋는 서비스에 나서보자. 님도 보고 뽕도 따고….

김남교 / 재영 칼럼니스트
nkymm@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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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내용은 코리안위클리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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