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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김정후 건축가 글짜크기  | 
연재- 건축을 통한 영국문화읽기 9
코리안위클리  2006/10/12, 02:04:26   
예술과 문화의 중심으로 거듭난 ‘서머셋 하우스’

과거 수백 년간 영국 왕실과 귀족을 위한 시설로 이용돼

만약 몇 백 년을 거슬러 올라가서 런던을 가장 아름답게 감상할 수 있는 장소를 하나만 추천하라고 한다면 필자는 아마도 서머셋 하우스를 주저 없이 꼽을 것 같다. 그 이유는 워터루 다리의 동쪽에 위치해 템즈강의 상류와 하류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강을 따라 세인트 폴 대성당과 센트럴 런던 주변의 아름다운 건물들이 옹기 종기 실루엣을 이루어내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습은 종종 이탈리아의 베니스에 비견될 정도로 무척이나 아름답다.
예전에는 현재의 모습과는 다르게 서머셋 하우스와 템즈강이 바로 연결되어 훨씬 더 아름다웠을 것임에 틀림없다. 때문에 17세기에서 19세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화가들이 당시의 서머셋 하우스와 주변의 모습을 화폭에 담은 것을 자주 접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런던에서 활동하는 건축가나 도시계획가들도 런던만의 독특한 정체성과 아름다움을 설명하기 위해 자주 인용하는 참고자료 역시 과거의 서머셋 하우스와 주변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무척 아쉽게도 현재의 모습은 화려했던 과거를 뒤로 한 채 템즈강으부터 단절되었을 뿐더러 주변 건물들에 의해 옹색하게 둘러싸여 과거의 명성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퇴색한 것도 사실이다.



현재의 서머셋 하우스가 있는 장소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은 부지 조건으로 인해 약 12세기 경부터 런던의 핵심적 장소 중 하나로 여겨졌으며, 16세기 이후로는 수많은 왕족과 귀족들을 위한 주거장소로 이용되었다(물론 당시에는 건물 이름 역시 각각 다르게 불렸다).
예를 들어서 엘리자베스 1세, 제임스 1세, 찰스 1, 2세의 왕비 등이 모두 이곳에서 거주한 바 있으니 그야말로 왕실의 역사와 함께한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과거의 서머셋 하우스는 18세기 들어서 의회에서 관공서로 사용하기 위한 건물을 계획하면서 기존에 있었던 건물이 철거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현재의 신고전주의 스타일의 주건물은 1775년경에 20여 년에 걸쳐서 스코틀랜드 출신의 건축가 윌리암 체임버스(Sir William Chambers)에 의해 디자인된 것이고 이후 좌·우측에 빅토리안 스타일의 건물동이 추가로 건설되었다.
이후 19세기 동안에는 런던의 다양한 주요 관공서들이 상주하면서 공공기관으로서의 기능을 했는데, 예를 들어서 트라팔가 전투의 영웅인 넬슨(Nelson) 역시 잠시 동안 이곳에서 일했었고 현재도 넬슨방(Nelson Room)이 남아 있어 그의 흔적을 느낄 수가 있다.
이러한 서머셋 하우스는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다시금 커다란 변화를 맞게 된다. 앞선 수백 년 동안의 역할과는 전혀 다르게 예술과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대중을 위한 공간으로 거듭난 것이다.
런던대학 예술사학의 핵심인 코우타울드 예술학교(Courtauld Institute of Art)및 박물관, 로얄 아카데미(Royal Academy) 등을 시작으로 런던에 산재해 있던 크고 작은 미술, 음악, 사진 관련 시설들이 속속 서머셋 하우스로 집결하였다. 이를 통하여 전시 시설로서의 역할을 넘어서 전문가는 물론이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문화, 예술 교육시설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불과 10여 전에 설치된 서머셋 하우스의 ‘바닥분수’와 마당을 얼려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개장하는 스케이트장은 이미 런던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수백 년의 역사 속에서 한 때는 왕실을 위한 공간으로, 한 때는 공공시설로 사용되었던 서머셋 하우스는 런던에서 대중과 예술을 위해서 없어서는 안 될 명소로 다시금 기막히게 탈바꿈했다.
BBC의 새해를 여는 생방송 프로그램이 런던의 여타 명소들을 제치고 해마다 이곳에서 진행되는 것을 보면 서머셋 하우스가 런던에서 갖는 상징성이 적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서머셋 하우스가 예술과 대중이 하나되는, 소박하지만 진실로 아름다운 장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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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 정 후 (건축가, 런던대학 튜터)

약력 : 경희대학교 건축공학과 학부 및 대학원 졸업.
         디자인 스튜디오 O.N.E 소장 / 건축 비평가
         영국 바쓰대학(University of Bath) 건축학 박사과정 수료
         현 런던정경대학(London School of Economics) 도시계획학과(Cities Programme) 튜터
저서 : <공간사옥>(공저, 2003),
         <작가 정신이 빛나는 건축을 만나다>(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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