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영국 소비자들로터 한국식 ‘빨리, 빨리’ 애프터 서비스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유럽 대부분 나라들처럼 영국에서는 제품의 배달이나 수리를 받으려면 1주일쯤 기다리는 게 예사다. 존 루이스 백화점은 신문 1면에 “안심하세요. 우리 소파는 7일 안에 배달될 수 있습니다.”라고 자랑스럽게 광고할 정도다.
그러나 “한국 고객에게 좋다면, 영국 고객에게도 좋은 것”이라는 삼성전자 구주총괄 김인수 대표의 아이디어에 따라 삼성전자 영국법인은 한국식 ‘빨리, 빨리’ 문화를 영국 고객의 애프터 서비스에 도입했다.
지난 여름 독일 월드컵 때 전격 도입, 6개월여째 스피드 서비스를 실시 중인 삼성전자의 모토는 하루 안에 고객의 불만을 처리한다는 것.
삼성전자는 LCD TV와 PDP TV 25인치 이상 소유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수리 민원을 접수한 시점부터 하루 안에 기사가 방문해 문제점을 즉석 처리토록 했다.
삼성전자는 주요 서비스 부품들을 한 세트의 박스에 집어넣어 서비스센터에 제공함으로써 기사가 현장에서 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했다. 자주 사용되지 않는 부품이 필요하거나 복잡한 수리를 해야 할 경우에는 대여품 TV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이 원하는 TV 프로그램을 보지 못하는 불편을 덜어줬다.
삼성전자의 수리 기사는 또 실내에 신발을 신고 들어가는 영국식 카펫 문화의 관행을 깨고, 고객의 집을 방문할 때 신발 위에 덧신을 착용하고 있다. 실내에서 신발을 신지 않는 한국식 맨발 문화를 도입한 이 청결 서비스는 소비자들 사이에 ‘신선하다’는 인상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스피드 서비스를 받은 런던의 고객 카바나 씨는 “예전에 어떤 회사에서도 이런 서비스를 받아본 적이 없다”며 “전무후무한 수준의 서비스”라고 감탄하는 편지를 보내오기까지 했다.
삼성전자는 경쟁이 치열하고 보수적인 영국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삼성이 소니, 파나소닉, 필립스 등 다른 가전제품과 다르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물건만 많이 파는 회사가 아니라 그 이후도 책임지는 회사라는 신뢰를 주기 위해 한국식 애프터서비스 전략을 세웠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런 적극적인 마케팅 덕분에 삼성전자는 올해 영국 전체 TV 시장과 평판 TV 시장에서 소니와 필립스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영국 전체 TV 시장의 점유율은 2005년 소니(16%), 필립스(11.2%), 삼성(8.4%)의 순이었으나 올 9월에는 삼성(15.8%), 소니(15.3%), 필립스(8.2%)의 순으로 바뀌었다. 평판 TV 시장의 점유율도 2005년 소니(15.4%), 필립스(11%), 삼성(8.8%)의 순에서 올 9월 삼성(16.2%), 소니(15.1%), 필립스(8.0%)의 순으로 바뀌었다.
삼성전자 영국법인의 김석필 상무는 “영국식 느린 문화를 답답해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변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며 소비자의 반응이 좋아 TV에 이어 냉장고에도 이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본지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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