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근교에서 카이로프랙틱(척추지압) 병원을 운영중인 정아무개(40)씨는 지난달 21일 미국에 가족을 남겨둔 채 급히 서울을 찾았다. 스키를 타다 다친 가슴과 어깨 근육을 수술받기 위해서다. 미국에서 병원에 갔더니 10분 진료에 160달러(15만원)가 들었고, 수술을 받으려면 1만달러(934만원) 가량이 든다는 얘기를 들었다. 정씨는 결국 서울 강남의 ㅈ종합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는데, 비용은 50만원 정도에 그쳤다. 그는 “한국과 미국의 의료비 차이가 워낙 커서 비행기 삯이 드는 것을 감수하고 한국을 찾았다”고 말했다.
건강보험 혜택이 적은 미국에서 사는 한국인들이 치료를 받으려고 한국을 찾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1999년부터 재외 국민들도 간단한 가입 절차만 거치면 바로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관리공단에 따르면, 국외에 거주하다 한국의 건강보험에 새로 가입한 사례가 2001년 2600여명에서 지난해 6300여명으로 크게 늘었다.
유학생들은 귀국 날짜를 기다렸다가 한꺼번에 치료를 받기도 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교육학을 공부하는 윤아무개(34)씨는 충치 치료를 받았던 어금니 세개가 반년 전부터 다시 시큰거리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치과에 갈 엄두는 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치아 하나당 치료비가 70만원을 훌쩍 넘기 때문이었다. 올여름께 논문을 마칠 계획인 윤씨는, “한국에선 치료비가 절반도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귀국할 때까지 조금만 더 참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 한남동의 인터내셔널 미 치과 강애리 원장은 “한달에 한두명씩 미국에서 일부러 찾아온 환자들을 치료한다”며 “치과의 경우 치료비가 10배가 넘게 차이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주영수 공동대표는 “미국은 국민총생산의 15% 이상이 의료비로 지출될 정도로 고비용 의료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에 사는 한국인으로서는 적은 비용과 질 좋은 의료 서비스를 찾아 고국으로 오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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