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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정답은 없다
코리안위클리  2007/05/10, 05:36:29   
직업, 직장보다 삶의 진지한 마음가짐이 중요

월스트리트에 본사를 둔 세계 유수의 투자은행에서 이사(Director)진급을 앞두고 선임 부장으로 ‘잘나가고 있는’ 30대 재영교민 A씨. 이 사람도 20여년전 5월의 어느날 GCSE시험으로 인생을 출발했다.
A씨는 업무가 너무 바빠 비행기와 회사 그리고 출장지 호텔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며 고달픈 인생의 끝과 행복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있다. 비록 고소득이긴하나 비싼 대도시 생활에서 지출도 많아 저축이 힘든 편이다.
A씨는 당시 GCSE성적에 따라 선택한 과목으로 2년뒤 5월 A-level 시험을 치르고 런던의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대학에 입학했다.
대학서도 매년 5월 한 차례씩 학년말 시험을 치르고 그 졸업성적으로 회계법인에 수습 회계사(Trainee Chartered Accountant)로 응시해 합격했다. 1년 뒤에 입사하게 되는 최종 평가의 필기시험은 졸업성적으로 대체하고 10개월 전의 면접 단계에서 회사내 층층의 인터뷰에 통과하는 과정에서 입사 2년 선배와의 공동생활에 의한 면접은 사실상 24시간에 가까운 밀착면접이었다. 그것도 5월에 치뤘다.
회사내에서 그 후 3년간 차차 높아지는 3단계의 회계사 자격의 시험(협회주관)도 여름철에 이뤄졌다.

영국에서 대학 이공계 학과를 졸업후  30대에 들어 가업인 식당의 매니저로 일하는 B씨. 매일 입맛에 맞는 따뜻한 세끼 식사에 부모와 부인 등 화목한 가족과 더불어 같은 일터에서 크게 골치 아픈  일 없이 행복(?)하게 살고 있다. 저축은 별로 신경 안쓴다. 부모님 사후에도 식당일 계속하면 되니까.

C씨는 카나리 와프의 영국 시중 은행 본사에서 이사(Director) 직전의 부장(Senior Manager)으로 근무중이다. A씨와 신통할 정도로 상황이 비슷하다. 런던교외의 5베드룸 전원주택에서 같은 직종에 종사하는 남편과 아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어 미국 회사에 다니는 A씨의 유목민적(?)이고 역마살적인 생활에 비해 C씨의 생활은 차분하게 열차로 출퇴근 하는 정착민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이의 유치원 비용만 월 1000파운드가 넘고 고급차 2대 굴리고 옷이나 치장, 외식도 고급으로 하다 보니 큰 덩치의 모기지 론 등이 겹친 높은 생활비로 저축할 여력은 없다. 퇴근후 달려와서 아이 챙기랴 남편 응대하랴 살림 챙기기에도 벅찬 생활이며 주말에는 아이보기에 부부가 온 정력을 다 바치고 있다.

이번엔 D씨. 십여년 전 A-level 시험직전 영국에 있는 부모로부터 떠나 서울로 역유학을 가서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영국으로 와서 가업(?)에 종사하고 있다. 서울의 명문대학 입학이 가능했던 것은 물론 교민자녀 특례에 따른 것도 있었다.
한국서 졸업후 대기업에 취업후 영국주재원으로 오려던 꿈같은(?) 계획은 병역문제로 걸리고 또 서울의 입사담당자들이 특례입학 사실 등을 샅샅이 파악하는 까닭에 한국 유수의 직장에서는  취업이 거의 불가능했다.
그래서 그냥 영국으로 돌아오니 영국의 희망하는 직장 취업에는 영국대학 졸업생에 영어와 영국자격에 치여 지원도 안했다. 현재는 서울 유학시 많은 돈을 대주었던 부모를 모시고 영국에서 그럭저럭 살고 있다.

또 여성인 E씨도 있다. 명문 사립교를 거쳐 어려운 의대합격의 환호도 잠깐. 힘겹게 대학을 졸업하고 주니어 의사(인턴)로 런던시내 병원숙소에서 살면서 주당 70시간씩 당직근무중인데도 고달픈 삶의 터널의 끝이 아직 안 보인다. 물론 결혼 같은 것은  생각도 못해 봤고 남자친구가 있다해도 만날 시간도 더우기 아이를 가질 여유도 물론 아직은 없다.
동네 GP를 목표로 하기에도 소수민족에 영어에 이민족 환자와의 정서소통에 사실상 버겁지만 우선 시시(?)한 생각도 든다. 꿈은 전문의가 되는 것이었는데… .그러나 이젠 30세도 훨씬 넘었으니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한다.
물론 대학병원 등 종합병원의 중진 전문의가 되더라도 자신의 진료실도 없이 환자를 찾아 이리저리 다녀야하고 주사 등 처치도 자신이 직접 해야 하는 등 참 고달프다.

F씨는 30대 후반으로 두 자녀가 있다. 본인이 영국에서 대학을 나와 평범한 ‘소시민 영국인’으로서의 삶을 유지하기로 하고 자녀는 이웃 동네의 공립학교에 보낸다. 웬만한 맞벌이가 아닌 영국 평균 수입기준으로는 사립학교 보낼 엄두도 못낸다. 공립학교는 학비 걱정할 필요가 없어 마음은 편하다.  
공부는 자녀의 문제로 보고 자신들의 능력이 되면 대학에 가는 것이고 학업능력이 안되면 일찌감치 직업교육을 받게 할 생각이다. 그러나 자신의 노후 생활자금 확보를 위해 주택 할부금 관리와 연금붓기 등에 신경쓰고 평소 삶의 질을 위해서는 테스코 와인이라도 구입해 부인과함께 들며 생활을 즐기는 데 노력한다.
그러나 영국 기업 현지 채용자인 F씨에게는 말 못할 괴로움이 있다. 한국에서 시집온 아내는 남편 F씨와 한국회사 주재원들의 차이 나는 연봉, 주택수당, 차량과 학비보조, 개인의료보험 등을 유심히 비교 관찰한다. 특히 주재원과 남편과의 너무 차이 나는 근무조건과 근무시간 등에 기슴앓이를 하고 있는 듯하다. F씨는 부인의 이런 태도 때문인지 소극적이며 주눅이 들어보인다.

이중 국적의 한국인 G씨는 영국에서 그럭저럭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 대그룹의   영국법인에 현지채용직원으로 다니고 있다. 연봉 2만파운드 수준. 근무시간이 불규칙하고 보통 새벽부터 한밤중까지는 물론 주말에도 나가곤 한다.


지금 생각해 보니 어떤 경우든 영국에서의 5월은 생존경쟁의 출발점인 잔인한 시기였다.
올해도 5월이 시작되면서 영국에 살고 있는 적령기 자녀를 둔 한국인 부모들은 ‘입시지옥철’을 맞이한다. 엄마는 찹쌀떡을 새벽에 빚으며 제발 붙어만 달라 기원하고 바나나와 미역국은 당분간 식구들의 금기음식이 되기도 한다.
아마도 이달부터 중등교육증명(GCSE)과 수능(A-level) 등을 포함해 대학입학에 전제가 되는 시험에 임하는 학생 본인들은 물론 좋은 대학에 못가면 인생이 어떻게 전개된다는 것을 통달하고 있는 부모들의 마음은 초 죽음상태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다. 어렵사리 좋은 대학에 이미 들어갔다해도 학년말 시험 성적에 따라 졸업생의 취직 등 인생등급이 결정되는 계절이기도 하다.
일류직장(Fast track)의 취직시험(인터뷰)과 변호사 회계사 건축사 의사 등 여러 차례의 단계별 전문직 시험도 여름철에 이뤄진다.
시험의 승패는 늦어도 8월까지는 발표된다. 아름다운 영국 전원의 환희도 잠깐이고 영국의 여름은 한국인 부모와 자녀들에게는 운명의 잔인한 심판장이라고도 할 수 있다.
지난 달 한국도 영주국도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한다는 뜻의 ‘교민 1.5세’의 버지니아사건이 우리 모두를 더 슬프고 안타깝고 비관하게 만들었다.
인생살이를 어느 정도 겪어온 경험담에 의하면 부모는 부모대로 자식은 자식대로 각자의 운명과 사주팔자가 따로 있는 것 이라는 관점이 우세하다. 서로 최선을 다하는 선에서 재산이고 지위고 간에 지나친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 하겠다는 것이다.
건강하고 화목하며 인류의 발전을 위해서 어떻게든 공헌할 수만 있다면 어떤 직업이건 귀천이 있겠는가. 마음을 편히 먹고 살아야 하는 것이지 너무 악발이가 되어 행여라도 귀중한 인명에 총질이나 해서는 안될 것이다.
성적이 안 좋아 원하는 대학 못가면 다음 것으로 선택하면 된다. 또 비행기를 놓치면 기차로 가면 되고 차라리 오기로 걸어가도 속만 편하면 되지 않을까. 일본식으로 대를 물려 가업을 이으면 또 어떤가. 어느 직업·직장이 더 낫다고 그 누가 말할 수 있는가.
매사를 죽기 아니면 살기로만 보면 안된다.
영국에서 수십년을 살면서 자녀 교육에 올인하여 외견상으로는 그 비싼 일류 중고교와 대학을 거쳐 주위의 부러움을 사면서 런던의 카나리워프. 뉴욕의 월스트리트 입성. 변호사 회계사 건축사 등 고급 전문직 진출과 주니어 의사(Junior Doctor) 등 고속 출세코스(Fast Track) 로 자녀농사에 성공(?)했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원로 가정들의 경우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나름대로 상처와 아픔이 많으며 불쌍해 보이기까지 하는 경우가 많다.
인생의 행복에 대한 평가는 개인에 따라 다른 것이다.
결국 행복이란 각자의 마음속에 그리고 모두의 눈에 있다는 간단한 사실 앞에 누가 이의를 달 수 있으랴.
이제 인생 중년에 드는 부모들 장남·장녀의 성적에 일비일희 ‘패닉’할 필요 없이 인생을 좀 느긋하고 여유있게 자녀의 1~2점시험성적표보다는 장래의 종합적인 가능성이라는 장점에 촛점을 두고 바라보라는 어른들의 충언을 전해 드린다.
자녀들의 시험성적에서 A 몇개 더 나왔다고 ‘혹시 내딸 내 아들의 천재 소질을 영국에 와서 뒤늦게 발견한 것은 아닐까’ 착각하지 말고 동시에 낙제점수인 F나 U 몇 개 나왔다고 마치 오늘이 ‘이 세상의 끝인 것’처럼 절망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 일찌기 경험해본 선배들의 뼈저리고 처참한 회고담이다.
앞서 예를 들 사람들 중 누가 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나라 국민의 자살률은 세계 최고다. 2005년 1만2000명이 자살했다. 매일 30명씩 자기 목숨을 끊는다. 10년간 세 배, 5년 동안에 비해 두 배가 늘었다는 보도에 특히 해외에서의 삶이 남의 일같지 않은 조승희의 비극을 되새기곤 새삼 가슴이 짓눌린다.
멀쩡한 자녀들이 영국에서 장래에 무엇을 한 들 밥못먹고 살까. 자녀의 전문직 진출에 지나친 집착과 강박감으로 위기를 자초하면 안된다. ‘행복은 다 각자의 마음속에서 생각하기 나름이지…. 정답은 없다’라고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우선 마음 편하게 살고 보자.

(필자 주. 글중 예를 든  ABCDEFG씨 사례는 모두 픽션이며 혹시라도 주위에서 비슷한 경우가 있다해도 단지 우연의 결과임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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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교 / 재영 칼럼니스트
nkymm@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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