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제인 영국의 학력평가제도 대신 미국의 대학수학능력평가시험(SAT) 제도처럼 수험생의 점수가 공개되는 제도를 도입해야 우수학생을 선발할 수 있다는 영국 정부의 용역보고서가 공개됐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은 5일 언어와 수학 능력을 점수로 평가하는 미국식 학력평가시험 결과를 분석한 국립교육연구재단(NFER)의 보고서 내용을 소개했다.
수험생 9천명이 응시한 이 시험은 수험생의 학력수준을 5등급으로 분류하는 기존의 학력평가시험(A-levels)으로는 구별이 힘들었던 우수학생들 사이의 학력차를 용이하게 측정했다는 것이 NFER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를 공동으로 의뢰한 서튼 자선교육재단의 피터 램플 경은 “등급 대신 점수를 내는 학력평가시험을 실시할 경우 대학들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영국에선 학력평가시험에서 최고등급을 받는 수험생의 수가 기록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수험생의 학력을 제대로 평가하기 힘들게 됐다는 대학들의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옥스퍼드대학의 경우 올해 입학원서를 제출한 수험생 거의 모두가 학력평가시험에서 과목별로 모두 최고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자, 수학과 영어 등의 실력을 평가하는 입학시험을 도입했다.
다른 일류대학들도 우수한 학생들을 골라내기 위해 별도의 학력시험을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게 이 보고서의 설명이다.
한편 등급제 대신 점수를 내는 학력평가시험을 실시한 결과 남자 수험생이 여자 수험생보다 이득을 봤다는 결과도 함께 공개됐다.
남학생들은 수학에서 더 좋은 점수를 얻었고, 여학생들은 작문 부분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전반적으로 남학생들과 백인의 성적이 여성과 소수 인종 출신보다 좋았다는 것.
영국에선 그동안 고등교육 분야에서 남녀 격차가 갈수록 커지는 추세였으나 이러한 결과는 여성 우세 경향이 시험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편 영국 교육부 대변인은 “용역보고서는 대입사정시 복수의 학력평가시험을 실시할 가능성을 분석한 초기 보고서일 뿐”이라며 “현재 새 학력평가제도를 도입할 어떤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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