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영국 병원에 테러조직 침투시켜
영국 런던과 글라스고에서 발생한 차량 폭탄 테러 미수 사건과 관련돼 체포된 용의자 8명 중 6명이 의사인 것으로 나타나 영국 내 병원들에 경찰 수사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수사진은 테러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중동지역 출신 의사 최대 12명이 영국 국가의료체계인 국립의료원(NHS) 산하 병원에 침투했으며, 이 가운데 일부가 런던과 글래스고 테러 미수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보인다고 3일 데일리 메일 신문에서 말했다.
이번 테러 미수 사건의 주모자로 추정되는 인물은 요르단 여권을 가진 팔레스타인인 신경외과의 모하메드 자밀 아샤(26). 잉글랜드 중부 도자기 마을로 유명한 스톡-온-트렌트의 병원에서 일하며, 아내, 두 살짜리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아샤는 잉글랜드 북부 체셔의 M6 도로에서 이슬람 베일을 쓴 아내와 함께 경찰에 체포됐다.
요르단에 살고 있는 아샤의 아버지는 아들이 광신도가 아니라 온건한 무슬림이라며 실력을 키우기 위해 영국에 유학간 유능하고 온순한 의사인 아들이 그런 끔찍한 테러를 저질렀을리 없다고 충격을 토로하고 있다.
불 타는 차량을 몰고 글래스고 공항 건물을 향해 돌진, 충돌한 후 현장에서 검거된 남성 두 명 중 한 명은 이라크 의사 빌랄 압둘라로 신원이 밝혀졌다. 그는 바그다드에서 영국에 온 지 채 1년이 못됐고, 공항 인근 로열 알렉산드라 병원에서 일했다. 이 차량을 운전했던 기사는 이 병원에서 일한 레바논 인이며, 심한 화상으로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두 용의자는 글래스고 공항 테러를 일으키기 전날 런던 시내 나이트클럽 주변에 폭탄 차량을 주차시켜 둔 동일 인물로 추정되고 있다. 두 사람은 휴대전화를 울려 폭탄 차량을 폭파시키려 했으나 실패했다.
로열 알렉산드라 병원 주택단지에서 체포된 20대 남성 두 명도 이 병원에서 일하는 중동지역 출신 수련의들이다. 리버풀에서도 체셔의 병원에서 일하는 인도 출신 의사(26)가 용의자로 붙잡혔다. 호주 브리스베인 국제 공항에서 체포된 용의자(27)는 인도 출신 의사로 호주 퀸즐랜드의 한 병원에서 일했다.
과거 영국에서 발생·적발된 테러 유형과 달리 이번에 체포된 용의자들은 영국에서 태어나 자란 무슬림들이 아니라 외국, 특히 중동에서 태어난 무슬림들이라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한 소식통은 이라크 의사, 요르단 신경외과의, 인도 의사, 레바논 남성 등 용의자 8명 중 7명이 영국인이 아닌 외국인이지만 아직 잡히지 않은 테러 일당 중 영국인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3일 가디언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영국 정보당국은 그동안 중동에서 영국으로 오는 의사나 의료 인력에 대해서는 보안당국이 엄격한 심사를 하지 않는다는 허점이 테러조직에 노출됐다며 NHS와 연계된 또 다른 폭탄테러조직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영국 NHS에 등록된 약 24만명 의사 중 6천명 이상이 중동지역에서 의사 자격을 획득한 사람들이다. 이 가운데 3분의 1인 1천985명이 이라크에서 훈련 받은 의사이고, 시리아, 수단, 이란 같은 이슬람 극단주의와 관련 있는 나라들에서 온 인력도 수 백명씩 된다.
정보 소식통은 “용의자들이 같은 의대를 나왔는지, 어떻게 해서 서로 알게 됐는지 공통분모를 찾고 있다”며 “높은 교육수준을 가진 의사들이 대량 학살 테러에 빠진다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