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안전 검색강화로 더욱 혼잡 … 이용객 긴장감 ‘심장발작’ 수준
혈압 오르고 가슴이 뛰십니까? 히드로 공항에 있군요.
영국의 대표공항이며 세계에서 가장 번잡한 히드로 Heathrow 이용객들은 엄청난 긴장속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주 영국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히드로 공항 이용자의 스트레스 정도는 ‘칼을 들이대는 강도를 만났을 때’ 혹은 ‘심장발작’을 일으킬 때의 수준과 같다는 것이다. 보안검색 줄에 서 있을 때 역시 심장박동수가 엘리트 스포츠 선수들이 훈련을 통해 갖게 되는 고강도 수준까지 격해진다.
전문가들은 실험을 위해 7월 마지막 주말 4명의 히드로 이용객에게 모니터와 측정장비 등을 부착시켜 건강 관련 통계수치와 증거자료를 수집했다.
공항 도착 수 분내에 이용객의 맥박수가 55에서 70회로 올랐다. 스트레스 레벨이 오르면서 최고 200회까지 치솟았다. 혈압은 평균 123/81에서 170/99로 변했다.
피부 전도력 skin conductance(거짓말 탐지기 사용시 스트레스 레벨 측정 방법중 하나)은 편안한 상태보다 놀랍게도 100배나 높은 수치가 나왔다.
히드로공항 연간 이용자는 6800만명을 넘어섰다. 1950년대에 처음 세워졌으며 현 시설 수준으로는 연간 4500만명 처리가 적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수용능력보다 50% 더 많은 승객이 이용하니 복잡하고 짜증나는 일이 많은 편이다.
몇 년 전부터 보안·안전 검색이 강화되면서 더욱 혼잡해지고 ‘왕짜증’이 나는 경우가 많다.
복잡한 히드로공항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런던-서울 직항비행기도 히드로를 이용한다.
히드로공항의 최대 이용 항공사 British Airways(BA:영국항공)는 공항이 복잡해 “영업에 지장이 많다”고 말한다. BA는 히드로 공항 이용 국내선 승객이 10%는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히드로, 게트윅, 스텐스테드 공항 관리회사 BAA가 수익을 위해 시설 개선이나 편의성 제고를 외면하고 있다고 항공사들은 비난한다. 그러나 BAA는 £20m(370억원)을 들여 줄서는 시간을 줄이기위해 안전요원 추가 채용과 보안검색 첨단장비를 구입했다고 반박했다. 내년 완공예정인 초대형 터미널 5가 개통되면 추가로 연간 3,000만명 이상 처리 가능하다고 BAA는 덧붙였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4명의 승객 중 한명인 Stephen Gill(22)은 “히드로 공항은 정신이 나갈 정도로 복잡하고 짜증났다. 승객을 소·돼지 취급하듯이 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직선적인 표현을 잘하는 런던시장 켄 리빙스톤은 히드로 공항을 “소름끼칠 정도의 불편함으로 런던을 창피하게 만든다 Shame on London with its ‘appalling’ conditions”라고 지난주 말하기도 했다.
낡고 불편한 히드로 시설로 인해 많은 비즈니스맨들은 런던에서 상담이나 미팅을 갖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암스텔담, 파리 혹은 프랑크푸르트를 이용하는 등 히드로를 피하기 위한 모든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고 FT가 2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