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인 뱅크 오브 잉글랜드(BOE)의 긴급 지원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 5위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은행인 노던록의 대거 인출 사태가 꼬리를 물면서 규모가 갈수록 늘어나는 가운데 고든 브라운 총리 정부의 위기 대응에 문제가 있다는 야당의 비판까지 제기돼 영국의 모기지 위기가 더욱 심각해질 조짐이다 .
더 타임스 일요판은 16일 런던 금융가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번 사태와 관련한 노던록의 인출 규모가 보유 예금의 절반 가량인 최대 120억파운드에 달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노던록에서 지난 14~15일 이미 최고 20억파운드 가량이 인출됐음을 상기시켰다.
이들은 영국 재무부와 BOE가 긴급 개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예금자들이 저축을 떼일지도 모른다는 불안 속에 대거 인출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과거와는 달리 인터넷 뱅킹 등 통제가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더 타임스는 영국에서 은행이 망할까봐 두려워 예금자가 대거 돈을 빼내는 것이 극히 이례적이라면서 은행 신뢰에 타격을 가하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노던록의 애덤 애플가드 최고경영자(CEO)는 더 타임스에 이번 사태로 인해 은행 주가가 지난 14일 하루에만 31% 이상 급락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원매자가 나설 경우 은행을 매각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정통한 은행 소식통도 “상황이 매우 급박하다”면서 지금의 상황으로서는 매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야당인 보수당도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 추궁을 벼르고 있어 정치 문제로 비화될 조짐이라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야당측은 재무부와 BOE가 사태 초기에 신속하게 개입했더라면 노던록 사태가 지금처럼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오는 20일 의회 위원회에서 추궁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은 재무장관 출신인 브라운 총리를 강력히 몰아붙일 태세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BBC 회장을 지낸 후 현재 골드만 삭스 자문역으로 있는 개빈 데비스도 더 타임스에 “상황이 지금처럼 나빠지기 전에 개입했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면서 “적기를 놓쳐 스스로 선택 폭을 좁힌 셈”이라고 비판했다.
의회는 또 BOE가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 초기에는 ‘개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다가 뒤늦게 방침을 철회한 것과 관련해 정책 선회 배경과 과정도 추궁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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