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템스강 강변을 따라 해마다 펼쳐지는 야외축제 ‘템스 페스티벌(The Mayor’s Thames Festival)’에서 올해 처음 한국 문화가 소개됐다. 올해로 10년째인 템스 페스티벌은 15∼16일 런던 시내 웨스트민스터에서 타워브리지까지 강변을 따라 열렸다.
템스강변을 따라 쭉 걷다 보면 아랍 음악과 벨리 댄서 공연, 물을 주제로 한 단편영화 상영, 어린이 꽃 만들기 워크숍, 탱고춤, 백파이프 연주, 대규모 합창, 서커스 등 거리에서 펼쳐지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화행사와 온갖 재미난 이벤트들을 구경할 수 있다. 템스강에서는 수 백 척의 보트가 경주를 벌이는 흥미진진한 보트 경기도 벌어졌다. 축제가 절정에 달한 17일 저녁에는 페스티벌 참석자 수 천 명이 전통의상을 입고 거리 퍼레이드를 펼쳤고, 이어 화려한 불꽃놀이가 런던 밤하늘을 수놓으며 페스티벌의 피날레를 고했다.
올해 이 페스티벌에는 한국 풍물 공연, 전통차 시음회, 목판화 인쇄 체험, 한지로 등 만들기 등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코리안 빌리지’가 한 자리를 차지해 의미를 더했다.
영국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한국 연주단체 들소리가 타워브리지 인근 런던 시청 건물 앞에서 북, 장구, 꽹과리, 징 등 사물의 신명난 음악과 템스강 주제 실험극으로 페스티벌을 찾은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목판서화가 안준영 씨가 복각한 호랑이 그림, 고지도, 불화 등을 직접 목판화로 찍어보고, 한지로 옛날 등을 만들어보고, 전통차를 마시는 한국문화 체험의 자리도 마련됐다.
주말을 맞아 엄마와 페스티벌을 보러 온 7세 영국 소녀 로렌은 훈민정음 서문을 목판화로 찍어본 뒤 “평소 내가 쓰는 영어랑 글자 모양이 다르다”며 중국어와 한국어가 다른 글자인지 몰랐다고 신기해했다.
코리안 빌리지를 찾은 켄 리빙스턴 런던 시장은 “한지로 만든 등이 매우 예쁘다”며 이 등을 어디에 쓰는지 물어보며 관심을 표했다.
다인종, 다문화 도시인 런던을 대표하는 템스 페스티벌은 지난해 66만5천명의 관람객이 찾았을 정도로 런던인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야외축제다.
주영 한국문화원과 한국관광공사 런던지사는 중국, 일본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한국을 알리기 위해 런던시가 주최하는 템스강 페스티벌에 참여 의사를 타진해 올해 처음 시청 앞 공원 자리를 얻었다.
최규학 주영 한국문화원장은 “템스 페스티벌을 찾은 런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며 “올해 한 해에 그치지 않고 매년 템스 페스티벌에 참석해 한국 문화를 알릴 생각”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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