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16대 1… 킹스톤 Tiffin 남 8:1, 여 6.5:1
영국 공립학교에서는 질 좋은 교육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난이 있지만 자녀를 명문 공립에 보내려는 열성 학부모들의 교육열은 여전하다.
영국 전역을 대상으로 처음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명문 공립학교의 입학 경쟁률이 최고 16대 1까지 치솟았다. 몇몇 학교는 경쟁률이 10대 1을 넘는 등 입학이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선데이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입학 정원의 16배가 넘는 지원자가 몰려 최고의 경쟁률을 보인 곳은 무슬림 학교인 AL-Hijrah(버밍검 Birmingham 소재)다. 이어 King Edward VI (Birmingham)와 Haberdashers’ Aske (루이샴Lewisham, south London)를 포함한 네 곳이 8~10대 1 이었다. 입학정원의 4~5배 이상의 응시자가 몰린 학교도 여러 곳이었다.
78곳의 지방단체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명문 공립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시험지옥’을 통과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문 공립학교들의 학업 성적은 상당한 수준이었다.
지난주 더 타임스 교육특집 기사에 따르면 2007년 대입 A-level 시험 결과 성적 상위 100개교(www.times online.co.uk/parentpower참조)중 명문 공립이 18곳이었다. 이들 학교는 명문 사립 82개교와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9대1의 경쟁률을 보인 King Edward VI 학교 관계자는 “학부모들은 학교 순위가 자녀의 진학과 장래에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지 알고 있다”며 “불안한 마음에 11플러스 시험부터 이미 교육 경쟁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아동·학교·가족부 대변인은 “GCSE 시험에서 수험생의 3분의 2가 좋은 성적을 받고 있다”며 교육 정책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 고 강조했다. 하지만 학부모와 교사 연합회the Confederation of Parent Teacher Associations 대변인은 “명문 학교에 자녀를 보낼 수 있는 부유층과 일반 서민층간의 교육 불평등이 점점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고든 브라운 총리는 성적이 좋지 못한 학교를 폐지할 것이라고 밝혀 교육 개혁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하기도 했다.
■ 영국, 미국 혹은 한국에서 명문 공립학교가 있는 지역을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은?
정답은 그 지역의 집값을 다른 지역과 비교해 보는 것이다. 좋은 학군이거나 명문 학교 인근 주택가는 프리미엄이 붙기 때문이다. 자녀 교육에 열성인 부모는 전세계 어디서나 존재한다.
영국은 1988년 ‘교육개혁’을 통해 영국 학부모들에게 학교 선택권이 주어졌다. 학부모들은 ‘리그테이블(League Table)’로 알려진 학교간 성적비교표를 통해 학교를 평가한다. 영어, 수학, 과학에 대해 전국 차원의 국가평가고사가 11살, 14살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선택의 다양성을 기대했던 영국 학부모들은 블레어 총리 집권 10년간 정부의 교육개혁을 지지했지만 사실상 자신들이 첫 번째로 원하는 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킬 수 있는 확률이 20%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 과정에서 영국 중산층 학부모들은 전체 학교의 7%인 사립학교(연간 학비 2천만~4천만)에 아이들을 보내거나 교외의 집값이 비싼 지역에 있는 공립학교 근처로 이사를 가서 학교 선택 ‘게임’의 유리한 고지를 차지해버렸다. 결과적으로 학교 선택 게임에서 불리한 처지에 놓인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공부 잘하는 백인 중산층 아이들이 빠져나간 삼류 학교에 자녀들을 보내는 길밖에 없게 됐다.
<이병곤: 한겨레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