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교사에 재량권 ‘듬뿍’ 영국교육 세계최고 만든다
‘우리 아이들이 세계 최고의 교육을 받도록 하겠다’.
고든 브라운 총리가 이끄는 영국 정부가 앞으로 10년간 추진할 ‘교육 청사진’(Children’s Plan)을 공개했다. BBC.가디언을 비롯한 영국 언론에 따르면 에드 볼스 영국 아동·학교·가정부 장관은 11일 의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10개년 개획’을 발표했다. 브라운 총리의 강력한 교육개혁 방침에 따라 영국 정부가 아동·학교·가정부를 출범한 지 6개월 만이다.
볼스 장관은 발표문에서 “급변하는 사회에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최우선”이라며 “앞으로 학교 역할과 책임을 강화해 영국을 어린이가 가장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볼스 장관은 특히 교사의 능력 향상에 큰 비중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앞으로 3년간 교사 연수를 위해 4400만 파운드(약 830억원)를 투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신임 교사는 반드시 석사 학위를 취득하도록 할 예정이다.
과학과 기술·공학 전공의 교사를 늘리기 위한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학교를 이끌어갈 교장의 자격 기준도 강화키로 했다. 대신 실력이 떨어지는 교사는 쉽게 퇴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볼스 장관은 “교육 혁신을 위해 학교에 더 많은 재량권을 줄 것”이라며 “지역 교육당국이 성적이 저조한 학교에 대해 과감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교에 운영권한을 대폭 위임하는 대신 비용만 축내는 학교는 퇴출하겠다는 것이다.
학생들에 대해서는 개인별 학업 이수 능력에 맞춘 맞춤식 개혁을 추진키로 했다. 실력 향상을 위해서는 ‘나이’보다는 ‘수준’에 맞게 가르쳐야 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세웠다.
학교와 전문가·기업·대학과의 협력도 강화할 예정이다. 중등학교는 기업과 대학과 파트너십을 맺는 한편 학교에는 사회복지사·아동발달전문가·심리치료사 등을 배치할 계획이다. 이들은 아이들의 학업과 교우 관계 등 모든 고민을 상담해 줄 멘토(개인지도교사) 역할을 맡게 된다. 볼스 장관은 “어린이들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 위해 멀리 다닐 필요가 없도록 학교 안에 심리상담·의료·보육 시설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미취학 어린이들의 교육환경도 개선한다. 소외계층 유아는 물론 미취학 어린이를 위한 보육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1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특히 3~4세의 모든 어린이가 주당 12.5~15시간 무료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놀이터 확충을 위해서도 앞으로 2억2500만 파운드를 투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날 교육 개혁 방침이 발표되자 전국교사노조(NUT)는 “정부가 교육 개혁의 짐을 교사에게 떠맡기면서 정작 교사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다”며 “학교에 대한 정부의 요구는 비현실적”이라고 비난했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