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쟁이(카워드)라는 이름을 가진 조종사가 대형 참사를 막았다”, “프라이팬만한 대형 메달을 받아야 하는 기적적인 착륙이다”
17일 런던 히드로공항에서 엔진이 모두 꺼진 보잉 777 여객기를 무사히 지상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한 브리티시 에어웨이즈(BA) 여객기 조종사 존 카워드(John Coward·41·사진) 부기장이 영국 언론으로부터 대형 참사를 막은 영웅으로 치하받고 있다.
사고기는 활주로를 불과 3.2㎞ 남겨두고 고도 180m에서 엔진이 돌연 정지했다. 당시 사고기 조종간을 잡은 카워드 부기장은 피터 버킬 기장의 지휘 아래 엔진이 꺼진 상태에서 활주로에서 수 m 벗어난 잔디밭에 쾅 충돌하며 여객기를 멈춰 세우는 데 성공했다. 착륙장치는 부서졌고, 양쪽 날개는 심하게 손상됐지만 비교적 무사한 불시착이었다.
카워드의 침착한 대응과 뛰어난 비행술 덕에 승객 136명과 승무원 16명은 전원 비상 탈출장치를 통해 안전하게 대피했다. 승객 19명만이 가벼운 부상을 입었을 따름이다.
카워드 기장은 사고 후 처음으로 19일 기자들에게 “여객기가 멈출 때 한 번 쿵하지 않고 여러 번 쿵 하며 연쇄 충돌이 일어났고, 다음에 괴이한 침묵이 뒤따랐다”며 “대형 참사가 난 줄 알고 걱정했다”고 당시 아찔했던 순간을 기억했다.
승객과 승무원이 모두 안전한 장소로 대피한 것을 확인한 후 카워드 부기장은 이제 임무가 끝났다는 생각에 조종실에 그대로 주저앉았다고 말했다.
영웅이라는 칭찬에 “나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고 가족들에게 말했다고 그의 어머니는 전했다.
프랑스인 아내와 프랑스에 살고 있는 카워드 부기장은 아홉살짜리 딸이 자랑하는 모습을 보며 뿌듯했다고 말했다.
22세 때 BA에 입사한 카워드 부기장은 보잉 777기를 10년간 조종한 경험이 있는 베테랑이다.
연합뉴스=본지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