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당 괴짜 스타에 지지율 밀리는 상황
‘붉은 켄’이라는 별명이 붙은 좌파 정치인 켄 리빙스턴(62) 영국 런던 시장이 3선 연임에 도전한다.
2000년 이래 8년째 런던을 이끌고 있는 리빙스턴 시장은 런던 시장 후보 등록이 시작된 18일 집권 노동당 후보로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리빙스턴은 2000년 토니 블레어 당시 총리의 반대 속에 노동당을 탈당해 무소속 후보로 시장에 당선됐고, 그 후 노동당에 재입당해 2004년 다시 런던 시장에 선출됐다.
리빙스턴 시장은 출마 연설에서 “런던 시민들이 시계를 거꾸로 돌리기를 원치 않으리라 생각하며, 지난 8년 간 했던 방식대로 런던을 더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계속 협력하기를 원한다고 믿는다”며 범죄율 감소, 주택 공급, 대중교통 개선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5월 1일 치러질 이번 런던 시장 선거에서 리빙스턴의 3선 연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석간 신문 이브닝 스탠더드의 여론조사에서 리빙스턴 시장은 제1야당 보수당의 보리스 존슨(43) 후보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존슨은 49%, 리빙스턴은 37%의 지지를 받았고, 제2 야당 자유민주당의 브라언 패딕(49) 후보는 12%를 기록했다.
이번 선거는 두 괴짜 정치인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호리드 켄(Horrid Ken)’이라고 불리는 리빙스턴 시장은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친한 반미 성향 정치인이다. 같은 노동당의 블레어 전 총리, 고든 브라운 총리와도 자주 마찰을 빚고 있다. 잡지의 음식비평가로 일했을 정도로 미식가이며, 도룡뇽을 애완동물로 키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사인 크리스틴과 결혼했다가 이혼한 전력이 있으며, 결혼식을 올리지 않고 동거 중인 여자친구와 사이에 아들과 딸을 두고 있다.
‘정신 없는 보리스(Chaotic Boris)’라고 불리는 현직 하원의원 존슨은 우파 성향 정치잡지 스펙테이터의 편집장을 지냈다.
더벅머리 스타일의 존슨은 TV 코미디 게임쇼의 단골 출연자이며, 직설적인 발언과 화려한 언변으로 자주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물의를 빚기도 하는 스타 정치인이다. 보수당은 리빙스턴 현 시장의 굳건한 아성을 깨뜨릴 수 있는 강력한 카드라고 말하고 있다.
존슨은 “런던의 생활비는 점점 오르고 있으며, 국민들은 켄 리빙스턴과 고든 브라운에게 지불하는 세금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리빙스턴이 처음 시장이 됐을 때는 몇 가지 좋은 일을 했지만 이제 그는 런던 시민에 대한 흥미를 잃었다”며 시장의 교체를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본지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