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요. 저는 고든 브라운인데요”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를 사칭한 장난 전화가 아니다. 최근 지지율 추락에 고심하다 못해 브라운 총리가 묘수를 짜냈다. 직접 전화 수화기를 들고 민심을 챙기기 시작한 것이다. 영국 BBC 방송 등은 브라운 총리가 자신에게 편지나 e-메일을 보낸 사람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노동당의 정책이나 건의 사항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고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브라운 총리의 국민과의 전화 통화는 일주일에 최대 24통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킬 때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무작위로 전화를 건다. 그러다 보니 웃지 못할 일화도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으로 유명한 브라운 총리가 별 생각 없이 오전 6시에 전화를 건 것이다. 다행히 상대가 새벽 시간 근무자인 덕분에 잠을 깨우는 결례를 범하지 않고 통화에 성공했다고 한다.
브라운 총리는 또 국민이 보낸 편지나 e-메일에 직접 답장도 한다. 지난주에는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실축한 프로축구팀 첼시의 주장 존 테리에게 위로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브라운 총리의 이 같은 행보는 스티븐 카터 홍보수석의 건의에 따른 것이다. 총리의 전화를 받은 국민의 입소문을 통해 총리의 지지율을 끌어 올리자는 전략이다. 하지만 총리의 인간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그의 아이디어는 아직까지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의 한 관계자는 “카터의 아이디어가 의미 있긴 하지만 이를 통해 총리의 이미지가 나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브라운 총리의 전화 공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한 총리실 관계자는 “브라운 총리는 힘든 일을 호소하기 위해 편지나 e-메일을 보낸 사람들과 얘기하기를 좋아한다”며 “재무장관 시절부터 관심을 끄는 편지를 발견하면 전화를 하곤 했다”고 밝혔다. 브라운 총리는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에서 사망한 군인의 유가족에게도 종종 전화를 걸어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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