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튀김 음식 좋아해
심장병 사망률 세계 최고
지구촌 최악의 식사로 스코틀랜드 식사법을 꼽는 학자들이 많다. 문명화된 국가·지역 중에선 스코틀랜드 식사가 가장 생명을 단축시키는 음식이란 것이다.
이들과 거꾸로 먹는다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스코틀랜드인의 식사는 전형적인 육식이다. 식육과 유제품을 즐겨 먹는다. 으깬 감자·순무 등을 먹을 때도 버터·우유 등을 곁들인다. 요리도 기름에 튀기는 것을 좋아한다.
하루에 쓰는 전체 열량의 40%를 지방에서 얻는다. 일본은 물론(전체 열량의 11%를 지방에서 충당) 미국(35%를 충당)보다도 높은 비율이다.
게다가 지방의 종류도 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높이는 포화지방이다. 40여년 전 그리스 크레타섬 주민들은 올리브유·생선 등 심장건강에 유익한 불포화지방을 주로 섭취했기 때문에 장수와 건강을 누렸다.
스코틀랜드 주민들은 아침식사로 블랙 푸딩(돼지 피·우유·양파·허브 등을 넣어 만든 소시지)·베이컨·계란 프라이 등을 즐겨 먹는다.
또 해기스(양의 내장을 다져 오트밀·양념 등과 함께 그 위에 넣어 삶은 요리) 등 건강에 좋을 게 없는 음식을 즐긴다. 쇠고기와 양고기를 갈아 스튜로 먹는 것도 좋아한다.
심장병 사망률이 세계 최고를 기록하는 것은 이같은 식사 탓으로 보인다. 남성 10만명당 3백50명(미국 2백31명, 일본 45명)이 심장병으로 숨진다.
스코틀랜드 주민들은 또한 야채와 과일은 하루 한차례도 먹지 않는다. 노화를 늦추고 암을 예방하는 항산화 물질(비타민 C, E 등)을 잘 섭취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역사적으로 야채와 과일이 잘 생산되지 않는 지역이라는 배경이 있긴 하지만 최근엔 야채·과일을 쉽게 살 수 있게 됐어도 식습관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최근의 어느 조사에선 과일 섭취량과 사회계층이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야채·과일을 다섯차례 이상 섭취하는 비율을 보면 상류층·전문직 종사자에선 59%, 서민층·노동자에선 37%로 뚜렷이 대조된다.
스코틀랜드인은 또 소금도 일일 권장섭취량의 세배나 먹고 있다. 당연히 고혈압과 위암 발생위험이 높아지게 마련이다. 설탕도 많이 먹기 때문에 충치환자도 많다.
게다가 스코틀랜드인은 담배도 많이 피우는 데다 술도 폭음하는 경향이 있다. 여기서 폐암은 사망원인 1위의 질환이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