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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 런던의 매력적인 거리를 찾아서11 - Rothewick Road
코리안위클리  2008/10/02, 02:44:48   
▲ 로더위크 로드에 서서 양쪽 옆에 일렬로 늘어선 집들을 바라보면 진정한 의미의 전원주택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 지를 실감할 수 있다.
산업혁명 이후 도시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결과적으로 도시는 사람들에게 많은 편리함을 제공했다. 그러나 도시의 발전이 장점만을 가져온 것은 아니다. 심각한 문제는 도시의 거주 환경이 급속히 악화되었다는 점이다. 앞선 10회에서 설명했듯이 이러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런던에서도 교외지역에서 누릴 수 있는 풍요로운 삶을 갈망했다.
런던의 독특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정부가 아닌 개인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이루어졌다. 핵심적인 시도는 햄스테드 전원주택단지(Hampstead Garden Suburb)로부터 시작되었다. 이곳은 20세기 초에 진행된 현대 주거단지 계획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 받는다.
이번에 소개할 로더위크 로드는 바로 햄스테드 전원주택단지로 들어가는 상징적 입구역할을 하는 길이다.
햄스테드 전원주택단지 계획은 현대 주거단지계획의 선구자로 여겨지는 배리 파커와 레이몬드 언윈에 의해서 1907년부터 시작되었다. 가장 큰 이유는 센트럴 런던과 이 지역을 직접 연결하는 골더스그린 지하철역이 1907년 개통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햄스테드 전원주택단지 건립에 있어서 배리 파커와 레이몬드 언윈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이 있다. 바로 헨리에타 바넷이다. 헨리에타는 이상적인 모습의 전원주택단지 건립을 구상했고, 이를 위하여 직접 땅을 매입하고 단지를 건립하는 전 과정을 책임졌다.
헨리에타는 특히 기존에 높은 평가를 받는 주택단지들을 답사하여 장점만을 접목시키고자 했다. 따라서 헨리에타는 레이몬드와의 논의를 통하여 햄스테드 전원주택단지에 사용할 다양하면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예를 들어서 헨리에타는 ‘술’이 사람들을 병들게 하고 거칠게 만든다는 지나칠 정도의 도덕적 기준을 적용하여 햄스테드 전원주택단지에는 펍(pub)은 물론이고 카페나 레스토랑 등도 허용하지 않았다. 주택, 교회, 학교, 공원 만으로 이루어진 그야말로 순수한 의미의 주거단지를 구상했던 것이다. 그런가 하면 획일적인 모습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몇 가지의 주택 타입을 개발하여 제시했고, 각각의 주택들은 나무 울타리가 담장을 대신하는 등의 세부 원칙을 제시했다.
로더위크 로드에 서서 양쪽 옆에 일렬로 늘어선 집들을 바라보면 진정한 의미의 전원주택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 지를 실감할 수 있다. 지난 100년 동안 지속적으로 진행된 보수 및 증축에 의하여 변형되긴 했지만 대부분의 집들은 현재까지 당시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적절한 넓이의 앞마당을 두고 뒤로 물어나서 서있는 짙은 붉은빛의 집들은 매우 토속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런가 하면 조금씩 변형된 형태, 크기, 높이를 갖는 주택들이지만 모두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길을 걸으면서 보면 마치 하나의 긴 띠를 이루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헨리에타는 햄스테드 전원주택단지가 단지 부유층만이 거주하는 지역이 아니라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마을 공동체를 이루는 사회적 통합까지 의도했다.
즉, 햄스테드 전원주택단지는 고급 주택가를 지향하지만 작은 규모와 큰 규모의 주택을 적절히 배분하여 계획함으로써 런던에 거주하는 중산층에게도 충분한 기회를 부여하고자 했다. 이와 같은 헨리에타의 의도는 실제적으로 실현되지는 못했지만 사회적으로 매우 가치 있는 시도로 여겨졌다.
로더위크는 짧은 길이다. 그러나 로더위크를 지나서 연결된 길 위의 주택들이 동일한 개념으로 이루어졌음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도덕적, 사회적, 환경적으로 최고의 전원주택단지를 지향한 헨리에타 바넷의 이상이다.

글쓴이 김 정 후 (건축가, 런던정경대학 튜터)

약력 : 경희대학교 건축공학과 학부 및 대학원 졸업.
         디자인 스튜디오 O.N.E 소장 / 건축 비평가
         영국 바쓰대학 건축학 및 런던정경대학 도시사회학 박사과정 수료
저서 : <공간사옥>(공저, 2003),
         <작가 정신이 빛나는 건축을 만나다>(2005)
         <상상/하다, 채움의 문화>(공저, 2006)
         <유럽건축 뒤집어보기>(2007)
활동 : 현재 디자인과 강의를 하고 있으며 조선일보, KBS, SBS의 디자인 프로그램 자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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