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으로 살 수 있는 식료품 1년새 20%나 줄어1년 새 물가는 얼마나 올랐을까. 통계청은 올해 9월 소비자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5.1% 상승했다고 지난달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률 20%에 이른다.
3일 가격조사 기관인 한국물가정보와 대형 유통업체 A사 등에 따르면 밀가루 가격은 ㎏ 당 지난해 9월 860원에서 1년 새 1,700원으로 두 배 가량 올랐다. 밀가루로 만드는 식품 가격도 덩달아 급등했다. 소면은 900g 1봉지에 1,650원에서 2,400원으로 무려 45.5%, 부침가루는 1㎏ 1봉지에 1,850원에서 2,640원으로 42.7% 올랐다.
서민들이 즐기는 식품과 생활필수품 가격도 크게 올랐다. 돼지고기 삼겹살 가격은 600g에 7,500원에서 1만1,000원으로 50% 가까이 올랐다. 우유 가격도 1,750원에서 2,200원으로 1년 새 25.7%, 과자류도 10% 이상씩 가격이 상승했다. 치약, 치솔, 휴지 등 생필품 가격도 10% 안팎의 상승세를 보였다.
석유제품 가격도 급등했다. 특히 경유는 정부의 에너지 세제 개편에 따라 1년 새 무려 30.1% 상승, 지난해 9월만해도 10만원으로 77.8ℓ를 주유할 수 있던 것이 올해는 59.8ℓ로 18ℓ나 줄었다. ℓ당 연비 10㎞인 2,000cc급 경유차로 서울 양재동에서 강원도 원주를 왕복할 수 있는 양이다. 휘발유도 11.7% 올랐다.
이처럼 소비재 가격이 오르다 보니 1만원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은 크게 줄었다. 지난해만 해도 1만원으로 살 수 있는 삼겹살은 800g이었지만 올해는 545g밖에 안 된다. 또 1만원이면 소면 900g 1봉지, 치약 5개 1묶음, 우유 1,000㎖를 사고도 1,100원을 거슬러 받았지만 이제는 오히려 800원을 더 내야 한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주부 한모(41)씨는 “지난해만 해도 장을 볼 때 10만원을 갖고 나가면 큰 비닐봉지 2개 가득 물건을 사오곤 했는데 요즘은 3분의 1 가량 줄었다”며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아이들 음료수나 과자는 거의 사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