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가 가시화되면서 개인 및 기업 기부가 급감, 영국 자선업체들의 재정에 구멍이 뚫렸다.
1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최근 362개 자선단체의 기부 현황을 조사한 결과 실질 수입은 감소한 반면 지출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단체의 71%는 내년도에 기업 기부가 줄거나 현상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20%는 기업 기부 규모가 최소 15%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단체는 이미 기업체들의 후원이 50%나 축소됐다고 답하기도 했다.
영국 자선단체 수입원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부유층의 유증도 급감했으며, 기부금을 금융상품 등에 재투자했던 단체들 역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아이슬란드계 은행에 투자했다가 4천600만파운드의 손실을 입은 27개 자선단체는 이날 채권자들을 상대로 자산동결을 풀어달라는 로비를 벌일 예정이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이런 와중에도 중고품을 취급하는 자선 가게들의 수입은 다소 늘었지만 물건을 기증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어 자칫 상품 부족에 시달릴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반면 노숙자 및 정신병 문제에 대한 자선단체들의 서비스 수요는 같은 기간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자선단체 지도자들은 영국 정부가 5억파운드 규모의 비상기금을 풀어 사회안전망의 붕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채리티파이낸스디렉터스그룹(CFDG)의 키스 히키 최고경영자(CEO)는 “한가지 분명한 점은 수혜자들이 어느 때보다도 우리를 필요로 할 것이란 점이다. 우리는 반드시 자원을 최대한으로 활용, 이러한 수요에 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본지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