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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시티 하루살이 직장인의 눈물젖은 목소리
코리안위클리  2008/12/11, 00:14:02   
▲ 미국 시티은행은 지난 11월 경기 침체로 전세계 지점에서 직원 52,0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출근후 인사부서 부르면 끝장… 경비원과 함께 사물챙겨 퇴장

평일 새벽 5시 40분. 런던 서남쪽 워킹Woking 기차역 런던행 플랫폼. 궂은 비가 뿌리는 음산한 초겨울 날씨속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부산하다. 기차가 도착한다. 서둘러 올라탄 기차칸은 이미 발디딜 틈이 없다. 이러한 ‘새벽 별보고 출근’은 경제침체후 런던 교외 주요역에 나타난 새로운 풍경이다.
몇 달 전 까지만 해도 이 시간 열차칸은 앉아서 느긋하게 출근할 수 있는 ‘문명적’공간이 었다. 그러나 경제침체로 인한 런던 시티지역의 대량 감원 사태 이후 금융기관마다 ‘즉석 해고’가 속출하자 어떻게든 자신의 필요성을 고용주에게 부각시키기 위한 ‘새벽 출근’과 ‘맨나중 퇴근’의 처절한 풍경이 돼버린 것이다.
시티에서 일하는 한 맞벌이 부부의 일상도 예외가 아니다. 얼마 전까지 출근 시간이 달라 남편이 3살짜리 딸을 보육원에 맡기면 부인이 오후에 아이를 데려올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아이고 뭐고 간에 하루 8시간 근무로 안이하게 ‘자리를 방어’하고 있는 ‘간 큰’ 직장인이 없어지면서 할아버지·할머니 혹은 누구든 도움을 받지 않고 맞벌이를 지속할 수 없는 서바이벌 문제의 나날이 된 것이다.
그렇다고 맞벌이 고소득으로 유지하던 대형 소비체제를 갑자기 무너뜨리고 하루아침에 부인이 전업주부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지금 보내고 있는 사립 유아원 학비만 해도 월1,100파운드가 넘으니 어찌 하랴. 대형 소비부담에서 맞벌이를 포기 할 자유마저도 없다.
그러나 이들은 아직 행운아에 속한다. 비록 근무시간은 길어지고 연봉인상은 커녕 줄지 않으면 다행이고 보너스는 꿈도 못꾸지만 일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한 주간은 적어도 금융·재정·기업자금 등 ‘천지개벽’이 모든 부문에 있어 과거 어느 때의 몇 해에 해당하는 ‘동란’을 보인 ‘짧은’ 기간이었다.
알리스터 달링 재무장관은 영국경제전반에 걸친 부양책을 제시했고 유럽연합은 2,000억 유로(약 1,700억 파운드)에 달하는 경제회복책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HSBC의 500명, 크레디트 스위스의 650명 추가 등 눈만뜨면 보도되는 끔찍한 감원소식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 수십년간에 걸쳐 가장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런던 ‘시티’의 최전선에 종사하고 있는 인력들의 ‘피부에 직접 와 닿는’ 일기를 소개한 BBC 보도를 옮긴다.
고급·정규직 근무자에 의한 생생한 일기는 런던 시티에서의 분위기와 금융·재정 분야에서의 극적인 변화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 10년차 근무중. 최근 시티그룹의 75,000명 감원 소식에 이젠 별로 감각도 없다. 벌써 ‘휴가’ 떠난 많은 동료들이 ‘영원’한 휴가가 되버린 상태가 됐기 때문이다. 이제 시티 그룹은 30만명의 잔류인원으로 유지된다고 한다. 이 인원은 아이슬랜드 인구와 맞 먹는다. 과연 이들도 온전할 수 있을까. 2년전만 해도 우리의 번영은 영원할줄만 알았고 오늘과 같이 내일 아침을 모르게 될줄 그 누가 알았을까. 희망이 안보인다. - 스티븐(가명)

■ 시티의 투자은행 근무중. 감원 선풍이 덮쳤다. 나와 내 선배에게까지 농담으로 건네던 감원이 눈앞에 다가왔다. 나는 회사에서 일을 제일 잘하는 축에 든다. 같은 류에 속하는 제임스 선배를 포함한 우리는 어느날 아침도 보통때 처럼 회의실로 모였다. 회의에서 회사의 어려운 사정이 강조됐다. 회의후 ‘제임스’도 ‘안나’도 보이질 않는다. 회사 안에 갑자기 안보이는 동료들이 부지기수이다. 다 짤린 것이다.
감원절차는 매우 간단했다. 인사부처(human resources)에서 급하게 보자고 찾는다. 그 자리에서 감원통보를 받고 자세한 것은 서면으로 연락한다고 당장 떠나라고 한다. 당신이 이러한 통보를 받고 있을 무렵 동료들은 회의실로 소집돼 자리에 없다. 인사부에서 통보받자 말자 빈틈을 주진 않고 경비원의 에스코트로 당신 자리에 돌아와 사물을 챙긴다. 그리고 회사 건물 입구까지 호송받는다. 그 자리에서 건물 출입증을 회수하며 그것으로 끝나고 회사내 그 누구와도 ‘굿바이’할 기회조차도 없다. 수일후 우편으로 뒷처리와 함께 고용종료 절차는 마감된다. - 톰(가명)

■ 영국 대형 은행의 하이스트리트 지점 근무. 그동안 팀에서의 직원끼리 근무중 화합분위기는 사라지고 갑자기 사소한 업무문제로도 직원끼리 밟아 뭉개기 풍조가 만연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동료의 입장은 조금도 개의치 않는 각자의 ‘세일스’ 실적이 됐다. 이제 중요 일과는 본점과 언론의 실적논란에 휩쓸리고 결국 크리스마스후엔 거대한 감원을 눈앞에 두게 됐다. 다른 곳에 직장 찾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다. 일자리를 찾는 실직자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옛날 구식의 평온한 분위기의 고객서비스 시절을 새삼 그리워 하게 된다. - 캐롤라인(가명)

■ 국제적 투자은행의 런던지점 근무. 최근의 경제침체후 직원들이 회사로부터 받는 이메일은 악몽 그 자체다. ‘공고’(Staff Announcement)’ 직원 유의사항’(Employee Reminder) 또는 ‘경영 재 검토’(Management Review) 등의 제목이 붙은 것은 거의 다 감원 예고이다. 게다가 동료끼리 빅 보스에게 줄서기로 서바이벌 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운좋게 앞으로도 당분간 생존할 보스의 줄에 속하지 않으면 감원이 확실하게 돼 버렸다. - 다니엘(가명)

■ 영국 대형은행의 하이스트리트 지점 근무. 아침에 출근하면 무덤처럼 고요한 분위기다. 창구손님들 대부분이 고지서 납부가 대부분이고 고객과 창구직원과의 사교성 인사말도 없어진 지 오래다.
보통 쉴새 없이 울리던 전화마저 뜸하고 은행의 유일(?)한 수익성 업무인 은행보유 보험사의 보험권유도 직원끼리 치열한 경쟁이다. 직원들은 살아남기 위한 각자 실적 포인트 입력에 혈안이고 모기지는 정부압력과 은행방침으로 최우선이지만 담보액이 25% 이하일 경우 상담대상조차 되지 않는다.
내일은 또 누가 떠날까. 크리스마스가 닥치면 화제가 되곤하던 파티는 커녕 새해 첫날 누가 없어질까 눈치보기에 바쁜 나날이다. - 엠마(가명)

최근 형편이 어려워지니 5파운드 이하의 점심식사 장소를 몇군데 찾을 수 있었다. 스퀘어 마일(Square Mile)지역의 간이식사대는 최근 많이 닫았다. 길거리에서 은행가에 대한 분노도 많이 느낀다. 줄무니 양복입고 목에 힘주고 거리를 활보하던 시대는 갔다.
모든 사람들이 희생양을 원하고 은행과 은행가가 비난의 대상이 됐다. 대중은 은행의 과거 공로는 잊고 욕만 해 댄다.
영국은 이제 가장 개인부채액이 높은 나라중 하나가 됐고 더 많은 모기지에 굶주리게 됐으며 은행은 정부로부터 경영 여건을 도외시하고 싼 이자에 인위적 신용에 대해 융자를 내 주도록 강요되고 있다.
왜 은행가만이 비난 받아야 하나? 모든 사람의 동일한 책임도 되지 않을까? 우리 사회의 전 국민은 모두 같은 배를 탄 운명 속에 결국에는 모두 같은 결과를 맞아야 할 처지가 아닐까.

김남교/재영 칼럼니스트
nkymm@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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