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직장 업무와 자녀 양육, 부모 봉양 등 이중, 삼중의 고통에 시달리며 정신과를 찾는 여성들이 급증하고 있다.
국립의료원(NHS) 정신과에 회부되는 여성의 숫자는 남성 숫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25일 보도했다.
NHS 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외래와 입원 치료를 위해 정신과 전문의에 회부된 환자 120만명 중 여성은 절반이 넘는 56%를 차지했다.
지난해 16∼64세 여성 중 21.5%가 우울증과 불안 같은 정신질환을 호소했으며, 특히 45∼64세 여성 중 정신질환을 호소하는 사람이 급격히 늘어났다.
우울증과 불안을 호소하는 여성의 비율은 1990년대 중반 이래 12% 이상 증가했으나, 남성은 그 기간에 별 변동이 없었다.
80대와 90대까지 장수하는 노인들이 늘어남에 따라 이미 직장과 육아 문제로 시달리는 여성의 부담이 가중됐고, 경기 침체의 여파로 직장을 잃고 소득이 감소하면서 여성들이 직접 더 많은 일을 떠맡게 됐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보건단체인 정신건강재단의 사이먼 로튼-스미스는 “45∼64세 중년여성 정신질환자가 가장 많이 늘었다”며 “40대와 50대 중년여성들이 80대와 90대 부모를 돌보는 게 새로운 부담으로 등장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본지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