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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시 제도 변경’ 인생역전도 가능 할까
코리안위클리  2009/04/15, 22:20:08   
▲ 새로운 입시 제도로 학생들이 구제받을 수 없다면 제도 자체를 다시 검토해야 할 것이다.
‘예상’에서 ‘실제’성적 등급 적용 … 시작부터 삐걱 우려

영국의 대학입시 제도에 큰 변화가 오고 있다. A레벨의 경우 그동안 ‘예상성적’으로 선발해 온 대학입시를 금년부터 ‘실제성적’으로 점차 바꿔 2012년까지 완료한다는 것이다.
출신고등학교의 A레벨 등 ‘예상성적’ 내신에 대해 대학의 입학사정관이 일정등급의 A레벨 성적 취득을 조건부로 입학을 허가하던 제도가 앞으로는 ‘실제성적 등급’을 기준으로 입학을 무조건 허가하는 제도로 바꾸기 위해 오는 8월 A레벨 성적이 나오면 우선 일부 보충시행되는 ‘조정기간’(the adjustment period) 제도가 도입된다.
그러나 새로운 대학입시 방법의 도입을 앞두고 시행 초기의 제도적인 결함으로 삐걱대며 시간만 끌고 있을뿐 실질적인 큰 진전은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 우려를 낳고 있다.
마치 진통 완화제를 연상시키는 ‘조정기간’이란 임시처방의 명칭에도 불구하고 새 제도는 현재의 예상성적 등급(predicted grades)을 궁극적으로 대체하려는 획기적인 발전을 의도하고 있다.
3년전 영국 정부는 ‘2012년까지 자격시험의 완전한 실제 취득성적 등급을 대학입학사정에 채택’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실제 성적채택은 공식적 통계결과 55%의 예상성적등급의 부정확 함이 판명된 결과에 따른 것이어서 공평(fair)하다는 여론이었다.
더욱이 대학입학사무처(UCAS·the Universities and Colleges Admissions Service)에 따르면 예상성적등급은 사회 경제의 가장 빈곤계층 출신 학생에게 더욱 더 부정확하다는 것이다.
빈곤가정 출신의 우수한 학생은 스스로 생각하기에 성적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해 미리 겁을 먹고 옥스포드나 케임브리지 같은 전통적인 명문 대학에는 지원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증거도 있다. 실제 시험에서 예상보다 좋은 성적등급을 받은 후 지원하려면 현재의 제도에서는 너무 늦은 것이다.
따라서 새 제도의 변경시작 시기가 왜 그렇게 중요한가 알 수 있다. ‘조정기간’ 제도는 금년 8월에 실제 받은 성적등급이 예상성적 등급보다 나은 대학 지원자들에게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오퍼를 유지하고 있는 등급보다 나은 등급을 실제 성적 결과로써 받게 되면 ‘업그레이드’로 현재의 오퍼보다 더 경쟁적인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실무적인 면에서 보자.

입학정원 남아 있는 경우 거의 없어
성적 올린 학생들만 골탕도 우려


성적등급결과가 나온 날로부터 5일 이내에 예상보다 향상된 실제 성적표로 ‘업그레이드’를 신청해야 한다. 이론적으로 ‘업그레이드’ 대상 대학과 지원자 사이에 ‘신속한 접촉’(speed dating)이 이루어져야 함을 의미한다.
학생의 실력을 공정하게 입학사정에 적용한다는 의도는 좋다. 그러나 ‘업그레이드’로 실제입학까지에는 많은 삐걱거림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대는 많다. 예를 들면 시험결과가 예상보다 나은 3A를 실제로 받게 되면 수험생은 더 큰 야망을 갖게 되고 보다 경쟁력이 있는 대학을 찾게 됨은 자연의 이치이다.
지원자는 급하게 대상 대학에 전화를 걸고 예상보다 나은 실제성적을 설명한후 입학허가를 기대함도 합리적인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미 입학정원이 남아있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는 것이다. 바로 이점이 신 제도의 결함이다. 인기 대학의 입학정원은 이미 다 차버렸다. 대학은 마지막 지원자를 위해 여유정원을 남겨놓고 있지 않다. 또한 이 ‘조정기간’제도를 위해 규정상 정원을 미리 비워놓을 의무도 없다.
대학입학사무처의 고위 직원은 가장 인기있는 대학의 남은 정원은 현재 거의 없음을 인정했다.
실제로 올해는 오히려 예년에 비해 인기학과의 여유정원이 더 모자라는 실정이다. 올해 초 정부가 정원을 갑자기 5천명이나 줄이기 직전인 지난해 말까지 대학들은 오퍼를 부지런하게 채웠기 때문이다. 대학들이 정원을 초과하면 재정적 벌칙이 적용된다.
따라서 대학들은 법적으로 이미 계약성립을 의미하는 학생이 수락한 유효한 조건부 오퍼를 철회할 수도 없고 8월의 ‘조정기간’ 제도에서도 사실상 별도 정원으로는 새 오퍼를 할 수 없는 조정불가능의 ‘조정기간’을 맞이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시험결과 조건부 오퍼의 성적조건을 정확하게 못 이루고 근소한 차이로 성적이 미달한 조건부 오퍼의 지원자들이나, 오퍼의 3과목별 등급이 어떤 과목은 정확하게는 오퍼에 미달지만 다른 과목의 등급은 오퍼보다 올라가 3과목 등급의 총점은 같아진 지원자에게는 과거와 같이 동정적인 입학허가가 힘들게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는 소수 정원의 여유가 이론적으로는 물론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는 오래된 전례를 무시한 가혹한 처사란 점에서 반발이 예상된다.
따라서 학생들은 대체적으로 기만당한(hoodwinked) 것이다. ‘조정기간’ 제도는 시험성적등급결과가 예상보다 나은 학생들에게 작은 오아시스 같았고 이들은 이 성적의 성취에 보답을 기대했지만 신기루를 볼 뿐이다.
왜 이러한 일이 벌어졌을까.
진실은 정부의 실제 성적결과 등급제도의 채택에 대한 의지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학들이 현 제도의 변경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제도는 A레벨 등 시험 일정 또는 대학별 학기변경이나 아니면 이 둘 모두의 변동을 의미한다. 그러나 특히 채점방법의 신기술 도입으로 조정은 그리 큰 문제가 안 될 것이다.
만약 새 ‘조정기간’ 제도로 학생들이 구제받는 길이 힘들어진다면 제도 자체를 다시 검토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더이상 추진력을 잃은 것도 이유가 된다. 민감한 성격으로 보아 대학학비 인상시도와 함께 총선거 이후로 아예 늦춰질 가능성도 BBC는 보도했다.
정부는 ‘시험결과 등급’ 선발 제도의 확실한 일정을 제시하던지 이 제도를 아예 포기할 것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엉거주춤한 자세는 앞으로 학생들에게 잔인한 장난으로 비춰질 것이다.
모의고사의 부진, 내신의 부실 또는 마지막 기간중 피치를 올린 공부 등 ‘예상’ 성적을 뛰어넘어 실제로 향상된 등급의 성적을 획득한 장한 수험생을 장려할 수 있는 ‘조정기간’ 중 원활한 학생구제에 정부는 온 노력을 다해 대학을 설득하여야 한다.


김남교/재영 칼럼니스트
nkymm@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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