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신규 채용 꺼려
구직 재수·삼수생 누적에 경쟁률 치열 영국이나 한국이나 자녀가 대학 졸업 전후 직장을 찾기 위해 이력서를 여러 곳에 낸 후 면접(인터뷰) 날짜가 잡히면 부모들은 왠지 설레고 바빠진다.
넉넉치 않은 살림이라도 진회색 혹은 짙은 청색의 양복과 함께 하얀 셔츠 혹은 투피스 정장에 하얀 블라우스 그리고 깔끔하고 클라식한 구두를 자녀에게 사준다. 자녀가 조금이라도 면접관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어 첫 직장에 잘 들어 갔으면 하는 부모마음에서다.
영국에서는 Marks&Spencer나 John Lewis에서 사회 진출용 정장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불경기를 맞아 작년부터 영국에서도 직장 잡기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만큼이나 어렵다. 올해는 최근 수년 혹은 10~20년 동안에 입사 경쟁이 가장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통계청(ONS:the Office for National Statistics)은 작년 24세 이하 대졸자 중 실업자가 7만 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18~24세 졸업자 중 11%에 해당하며 재작년(2007)의 4만3000명과 큰 격차를 보였다.
중산층 출신들은 학비와 학창시절 생활비 대출빚도 많아 괜찮은 직업을 구해 빨리 돈을 만지고 빚도 갚고 싶은 심정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으리라.
영국에는 35만 명의 젊은이들이 1인당 학생 대출로 £20,000를 빚지고 있기도 하다.
저가 슈퍼마켓 그룹인 Aldi는 올해 13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뽑으려고 했는데 22,000통의 이력서가 접수돼 관계자를 놀라게 했다.
세계적인 회계법인이며 인기직장인 PWC는 1000명 모집에 접수 마감을 한참 남기고도 12,000명이 지원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입사경쟁이 치열하다.
일부 회사는 신입사원을 아예 받지 않고 있다. 신입사원 입사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하던 회사들 역시 경비절감 차원에서 없애버렸다.
신입사원이 경기가 어려울 때 직장 잡기가 더욱 어려운 이유는 일을 제대로 하기까지 시간과 돈을 채용기업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인사담당들은 설명한다.
영국 회사들은 전통적으로 실무경력자를 뽑아 업무에 즉각 투입, 이익을 만드는 시스템이다.
올 여름에 졸업하는 수만 명의 사회 진출 신입생은 작년·재작년의 취업 재수·삼수생과 직업 찾기 경쟁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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