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와 인터뷰
“다시는 블로그 글 쓰지 않을 것”“한국 사회의 광기를 목격했다. 한국에서 더 이상 살 수 없다. 이민을 가고 싶다”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더 잘 알려진 인터넷 논객 박대성(31) 씨가 최근 뉴욕타임스(NYT) 기자를 만나 한 말이다.
뉴욕타임스는 16일자에서 ‘온라인 금융 예언자, 현실 사회에서 비방받다’라는 기사를 싣고 신원이 밝혀진 이후 현실세계에서 비판받고 있는 박씨의 심경 고백을 전하면서 ‘미네르바 사태’가 한국 사회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조명했다.
온라인 살해 협박과 기자들을 피해 현재 서울 모처에 은신 중인 박씨는 지난주 NYT 기자를 만나 자신이 인터넷 공간에 글을 쓰기 시작한 건 10년 전 한국사회가 겪은 외환위기의 고통을 되풀이하지 않았으면 하는 ‘선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모호한 언어로 경제전망을 밝히는 오프라인 분석가들과는 달리, 나는 정부와 우리 사회의 병폐를 비판할 때 사정을 봐주지 않았다”면서 “익명성은 인터넷 소통의 기반이자 촉진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내게 남은 건 사람들의 비난밖에 없다. 처음엔 보수주의자들이 나를 공격했고, 나를 지지하던 진보주의자들은 내가 그들의 대변인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자 나를 버렸다”면서 “내가 한 일을 후회하고 있다. 다시는 한국에서 블로그에 글을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같은 박씨의 인터뷰 내용을 전하면서 ‘미네르바 사태’가 한국 사회의 온ㆍ오프라인 공간에 존재하는 간극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또 한국 사회가 인터넷 사용률이 매우 높은 사회이면서 정파간 대립도 심한 곳이어서 ‘미네르바 사건’의 파장이 더 컸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본지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