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 40% “비정규직이라도 좋아”
비정규 81% “재취업땐 비정규 거부”
한 중소기업의 비서직에 취직한 지 꼭 한 달된 정모씨(26·여)는 고민이 많다. 2년 전 졸업 후 백수로 지내다 가까스로 잡은 일자리였지만, 비정규직에 주 5일 근무도 보장이 안 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씨는 “학벌도, 토익점수도 좋지 않다보니 처음 합격한 일자리라 무턱대로 시작한 게 잘못인 것 같다”며 “1년 후 정규직으로 전환해준다지만 혹시 안 되면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정씨처럼 일자리 자체에 목매는 구직자들은 “비정규직이라도 좋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막상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 직장인들은 “다시는 비정규직으로 취업하지 않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취업사이트 사람인은 13일 구직자 43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40.7%가 비정규직이라도 입사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정규직으로 입사하기 힘들기 때문’(42.6%)이다. 또 ‘일단 취업이 급해서’(21%), ‘경제적으로 어려워서’(10.2%) 비정규직이라도 구하고 싶다는 구직자도 있었다.
반면 비정규직 직장인 361명의 81.4%는 “재취업 시 비정규직으로 취업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가장 큰 이유는 ‘고용안정성이 낮아서’(28.9%)였다. 이어 ‘차별대우를 받아서’(21.4%), ‘정규직 전환기회가 낮아서’(14.6%), ‘급여가 낮아서’(11.2%), ‘자격지심이 생겨서’(8.2%) 등의 순이었다. 특히 이들 중 60.9%는 비정규직법이 적용된 이달 1일 이후 고용 불안감이 더 높아졌다고 답했다.
한편 구직자와 직장인 모두 비정규직법에 대해서는 부정적(83.1%)이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계약만료 직전 해고가 빈번할 것 같아서’(35%), ‘비정규직만 계속 늘어날 것 같아서’(24.7%), ‘해고 관련 구제 대안이 없어서’(15.7%) 등을 이유로 꼽았다.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