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접대’ 유럽은 국왕이 나서
삼성전자 관계자가 전하는 경쟁국 비즈니스 -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의 비즈니스를 각국 정상들이 직접 챙기고 있다.
삼성전자의 해외 생산기지를 유치하거나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넓히는데 각국 대통령과 총리는 물론 국왕들까지 뛰고 있는 것.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의 위상이 높아진데다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춘 정상들이 크게 늘어난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멕시코 케레타로 삼성전자 가전공장 준공식 참석을 위해 현지를 방문한 윤종용 부회장 등 삼성전자 임직원들을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은 `파격적`으로 대접했다.
폭스 대통령이 윤부회장 일행을 대통령궁에 초청, 30분간 환담한 뒤 이날 낮 12시로 예정된 공장 준공식에 맞춰 참석할 수 있도록 전용 헬기를 내주는 특별 배려를 한 것.
폭스 대통령은 이날 환담에서도 코카콜라 멕시코 사장을 역임했던 경제인 출신답게 “외국인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늘리겠다”며 “삼성이 멕시코의 경제발전과 수출 활력을 높이는 데 계속 관심을 가져달라”고 삼성전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표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당초 폭스 대통령이 준공식에 참석해 축하 연설을 해줄 계획이었으나 지난달 중순 받은 척추 디스크 수술의 후유증으로 어렵게 되자 경제부 대외담당국장을 대신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폭스 대통령은 2001년 6월 한국을 방한했을 때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방문해 공단을 둘러보았다.
삼성전자는 유럽 각국의 국왕들로부터도 멕시코 못지 않은 환대를 받았다.
1995년 10월 이건희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영국 윈야드 복합가전공장 준공식 때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행사에 참석했다.
그 이듬해 본관동 준공식에도 당시 노동당 당수였던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참석했다. 특히 윈야드 단지는 98년 4월에 수출 부문에서 영국 현지기업에 주어지는 가장 권위있는 상인 `영국 여왕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외국기업으로서는 이례적인 수상인데다 광고나 제품 포장에 여왕상의 왕관이 새겨진 문장을 사용하는 권리를 받게돼 현지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크게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 역시 2000년 6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인근의 팔라우에 설립된 삼성전자의 유럽방식이동전화(GSM)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주지사를 역임했던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반도체 공장을 둔 덕에 현지 공장의 법인장을 맡고 있는 이승환 부사장이 2001년 1월 부시 대통령의 취임 행사 때 초청을 받기도 했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