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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고의 건축을 만나다 17 우드랜드 공동묘지/산 까딸도 공동묘지
코리안위클리  2009/11/11, 04:33:37   
▲ 광활한 부지의 우드랜드 공동묘지는 차분하고 성스러운 길을 걷는 동안 살아있는 방문객에게 감동과 교훈을 전한다.
자연과 하나된 스웨덴 우드랜드 공동묘지

지난 12회부터 공공건물을 다루고 있다. 오늘은 조금 다른 차원에서 공공성을 지닌 건축을 소개한다. 바로 공동묘지다.
유럽의 묘지는 도시와 삶의 일부로써 매우 친근하게 여겨진다는 점에서 우리와는 상당한 인식의 차이가 있다. 그러므로 유럽의 경우 도시 어디에서나 크고 작은 묘지를 볼 수 있고, 공원으로 이용되는 것도 보편적이다.
유럽의 수많은 공동묘지 중에서 최고로 평가 받는 곳은 스웨덴 스톡홀름의 ‘우드랜드 공동묘지(1915~40)’다. 장제장은 군나 아스플룬드, 묘지의 전체 조경은 시구르트 레베렌츠가 디자인했다.
우드랜드 공동묘지를 최고로 평가하는 이유는 묘지시설 때문이 아니라 묘지를 이루는 전체 단지의 조경 때문이다. 만 여 평이 넘는 광활한 부지에 조성된 우드랜드 공동묘지는 숲과 언덕 그리고 잔디밭을 통하여 하나의 완벽한 자연환경을 만들었다. 이를 토대로 레베렌츠는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묘지를 체험할 수 있는 길을 만들었다.
진입로에서 보이는 잔디밭에 우뚝 서 있는 십자가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무는 상징물처럼 다가온다. 완만한 언덕을 따라서 장제장을 지나면 마지막으로 부활의 교회를 만나게 된다. 너무나 차분하고 성스러운 길을 따라서 걷는 동안 방문객은 죽은 가족을 떠올릴 수도 있고, 혹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다. 과연 어떤 장소가 우리를 이처럼 경건하게 만들 수 있을까?
숲 속에 마련된 비석들은 우리가 가진 묘지에 대한 선입견을 단번에 지워버린다. 숲과 어우러진 작은 비석들은 이미 자연을 이루는 일부로 완벽하게 녹아 들었다. 자연과 하나된 죽은 이들의 공동체라 할까. 이러한 모습부은 궁극적으로 묘지를 방문하고 목격한, 살아 있는 이들에게 큰 감동과 교훈을 전한다. 우드랜드 공동묘지는 죽음이 다시금 삶의 일부로 돌아간다는 너무나 평범한 진리를 일깨운다.


영혼의 도시 이탈리아 산 까딸도 공동묘지

▲ 도시의 일상적 모습을 승화시킨 산 까딸도 공동묘지는 죽은 이들을 위한 새로운 도시를 만들어 삶의 영원함을 기원한다.
▲ 도시의 일상적 모습을 승화시킨 산 까딸도 공동묘지는 죽은 이들을 위한 새로운 도시를 만들어 삶의 영원함을 기원한다.
 
우드랜드 공동묘지가 아름다운 조경을 통하여 새로운 묘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이탈리아 모데나의 ‘싼 까딸도 공동묘지(1971~85)’는 기념비성을 통하여 현대 묘지 건축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고전건축을 현대적으로 번안하는 신합리주의를 대표하는 건축가인 알도 로시가 디자인한 싼 까딸도 공동묘지는 기존의 전형적인 고전적 묘지를 확장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그래서 전체적인 묘지의 배치도 기존의 묘지와 같은 사각형의 중정 형식으로 구성된다.
네 개의 건물군으로 구성된 싼 까딸도 공동묘지가 드러낸 파격적인 개념은 묘지를 하나의 작은 도시로 이해한다는 것이다. 아무런 장식 없이 절제된 납골당은 공동주택, 개인주택 그리고 회랑 등 보편적으로 유럽의 도시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을 극단적으로 간소화하고, 추상화시킨 것이다.
대문, 창문, 지붕이 없는 납골당 건물에 들어서면 비록 규모는 다르지만 우리가 사는 집과 크게 다를 바가 없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기존의 묘지와 새롭게 조성된 묘지는 거대한 회랑을 통하여 좌우로 연결된다. 이 역시 신도시와 구도시를 하나로 어우러지도록 한 것처럼 보인다.
로시는 산 까딸도 공동묘지 디자인을 통하여 도시의 일상적 모습을 기념비적으로 승화시켰다. 이를 통해서 방문객으로 하여금 죽은 이들을 위한 새로운 도시와 공동체를 체험하도록 유도한다. 이는 앞서 설명한 우드랜드 공동묘지가 전하는 감동과 다르지 않다. 차이가 있다면 산 까딸도 공동묘지는 죽은 이들을 위한 새로운 도시를 만들어서 삶의 영원함을 기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도 궁극적으로는 방문객으로 하여금 삶과 죽음에 대하여 생각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인간의 고귀함을 다시금 일깨운다. 그래서 산 까딸도 공동묘지는 모두를 위한 영혼의 도시다.


글쓴이 김 정 후 
         (건축가, 런던정경대학 튜터)
         archtocity@chol.com

저서 : <공간사옥>(공저, 2003)
         <작가 정신이 빛나는 건축을 만나다>(2005)
         <상상/하다, 채움의 문화>(공저, 2006)
         <유럽건축 뒤집어보기>(2007)
         <유럽의 발견>(2009 발간 예정)

활동 : 현재 디자인과 강의를 하며
         도시계획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조선일보, SKY-HD와 다큐멘타리를 제작했고
         KBS, SBS의 디자인 프로그램 자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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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후 건축가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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