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수당 등 허위·과당청구액 22억원
영국 하원 의원의 절반 가량이 주택수당을 부당하게 청구했다가 반납해야 될 처지에 놓였다. ‘하원의원 비용청구 조사위원회’는 4일 지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의원들이 청구했던 주택수당에 대한 실사를 통해 390명의 의원들에게 모두 112만 파운드(한화 약 22억원)를 오는 22일까지 상환할 것을 요구했다. 반환 대상 의원은 전체 영국 하원의원의 52%에 달한다. 이 가운데 80만 파운드는 문제가 불거지자 의원들이 이미 자진 반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의회는 지역구가 런던시내에서 떨어져 있는 의원들의 원활한 의정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의원이 지정하는 ‘제2의 주택’에 각종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살지도 않는 집에 대해 비용을 청구하고, 정원 및 연못 관리비를 지나치게 청구하는 등의 비도덕적 관행이 지난해 언론에 폭로되면서 국민의 지탄을 받았다.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마이클 마틴 하원 의장이 314년 만에 처음으로 하원의장직에서 중도 사퇴하고 장·차관이 보직에서 물러나는 등 큰 정치적 논란으로 이어졌다. 문제가 커지자 고든 브라운 총리는 독립적인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5년 간의 주택수당 청구 내역에 대한 조사를 벌여왔다. 이번에 반납 명령을 받은 주요 부당청구 내역을 보면 호텔비, 주택담보대출 상환비용, 식료품비, 공공요금, 주민세, 전화비, 세탁비, 보험, 집 수리비 등이다. 가장 많은 액수를 반납하라는 지적을 받은 의원은 노동당의 바버라 폴렛 의원으로 모두 4만2천458 파운드에 달한다. 폴렛 의원은 5년간 `‘제2의 집’에 대해 휴대전화 경비 시스템을 가동하는 비용으로 3만4천776파운드, 6개 전화선 유지 비용으로 8천908파운드를 청구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납 액수별로 보면 4만 파운드 이상이 3명, 5천~4만파운드가 56명, 1천~5천파운드가 182명, 100~1천 파운드가 149명으로 집계됐다. 반납 요구를 받은 의원들은 “청구 당시에는 제한이 없던 정원 관리비용이나 세탁비 등에 대해 조사위원회가 소급해 적용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그러나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부당 청구 액수를 모두 반납받아야 한다”면서 “반납을 거부하는 의원에 대해서는 월급이나 수당에서 그 액수 만큼 삭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본지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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