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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우이혁 정신과 전문의 글짜크기  | 
청소년과 정신건강 31 정신건강 진료에는 NHS가 유리한가?
코리안위클리  2010/06/23, 02:35:28   
▲ 한국 부모들이 영국의 선진 복지제도만 믿고 장애아를 데리고 오지만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 시간만 낭비하는 경우가 많다.
영국 복지 제도 과신 말고 양국 문화 차이로 받아들여야

필자가 느낀 한국과 영국 진료의 가장 큰 차이점은 아마도 공익 의료와 사립의료에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문제점과 관련한 것이다. 완전히 다른 두가지 환경 중 어떤 곳이 좋고 어떤 곳이 나쁘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 차라리 본질적인 차이점이 존재한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어떨까 한다.
현재 필자가 근무하는 병원을 둘러 본 한국 방문단들은 한국에서도 언제쯤 이렇게 아동 청소년 복지를 위해서 철저하게 돌봐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지 한탄을 한다. 학교나 보건 복지 카운슬과의 철저한 연계를 강조하고 소아 청소년의 복지에 국가의 의무를 앞세우는 영국이 10대 소년소녀 가장이 병든 부모를 수발하면서 학교를 다니도록 놔두는 한국 보다는 분명히 앞선 면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거의 매일 한국에서 들려오는 소식중에 얼마전에는 오빠와 단둘이 사는 초등학생이 집단 성폭행을 당하고 대인기피증이 생겼다는 언론 보도를 보면서 이러한 제도의 차이에 대해서 다시 한번 더 실감을 했다.
그 기사의 댓글을 읽어보니 집단 성폭행을 가하는 중학생을 당장 가두어야 한다거나 10대 오빠와 사는 초등학생을 구청에서는 도대체 어떻게 도와주고 있었느냐고 화를 내기도 한다.
영국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사람들은 도대체 이런 기사를 영국 신문에서 본 적이 있는지 조차 기억이 가물가물 할 수도 있겠다. 영국에서는 적어도 이런 상황에 있는 어린이라면 틀림없이 사회사업가가 배속되어 그 아동들이 어른들과 살 수 있도록 위탁을 하거나 입양을 하기 때문에 적어도 혼자서 있다가 이런 사고를 당한다는 기사를 볼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영국에서도 최근엔 경제난으로 이렇게 어린이들끼리 남겨지는 경우에는 돈이 많이 드는 위탁을 하지 않고 주변에 있는 친척에게 맡기려는 경향이 많고 그 친척들이 제대로 부모역할을 하지 못해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한편으로는 한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친척집에서 크는 것이 드물지 않은사회 문화이고 또 가까운 이웃 친지끼리 돕는 것을 아동들이 배워서 커서도 친척들끼리 좋은 관계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으니 모든 것이 다 나쁘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가 한국에서 소아 청소년제도에 대해서 강의를 하거나 이곳 영국에서 방문단이 올 때마다 강조하는 것이 문화의 차이다.
가끔 한국에서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동을 데리고 있는 부모들이 혹시 외국으로 나가면 복지가 잘되있다는데 영어도 배울겸 해서 조기유학을 시키는 경우가 있다. 필자가 한국에 가면 드물지 않게 이런 질문을 받는데 대부분의 경우에는 부정적으로 대답한다.
경험적으로면 보면 부모들이 장애가 있는 아동을 영국에 데리고 와서 초기에는 선진국이니까 잘 해주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은 어려움을 호소한다.
홈페이지나 책에서 볼 때는 모든 복지가 가능한 것처럼 적어 놓았지만 사실 거기에 적어 놓은 데로 도움을 받으려면 부모가 그냥 가만 앉아 있어서는 안되는 경우가 많은데 대개 외국인 부모들은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서 그냥 기다리다가 시간만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이곳에서 태어나서 자란 영국 엄마들도 혼란스러워 하는데 하물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야 말해서 무엇하랴.
이러한 차이점 중에 중요한 것이 ‘아동보호 체계’이다. 이번 한국방문단과 토론중에 나온 이야기지만 한국에서는 ‘가족’을 중시한다. 물론 영국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이때 중시한다는 이야기는 한국에서는 가족이 함께 뭉쳐서 살아가는 것을 가장 우선으로 친다는 얘기인 것 같다.
예를 들어서 부모가 알콜 중독이라서 자식을 때리고 학대한다 하더라도 자식들이 ‘쉼터’나 다른 기관으로 갔다가 결국에는 가족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일반적인 결과이다. 당연히 부모의 알콜문제는 해결이 잘 되지 않고 그 아동은 다시 학대를 받아서 기관으로 넘겨져서 좀 지내다가 다시 그 부모에게로 돌아간다.
영국에서는 부모가 알콜 문제가 심해서 학대가 계속되면 부모의 친권을 박탈하고 국가에서 대리모를 찾거나 입양시킬 의무를 대행한다. 필자의 견해로는 이러한 궁극적이고 철학적인 차이가 동서양의 모델이 달라야 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즉 영국의 아동보호 시스템을 가지고 한국에서 운영을 하면 처음의 의도와 다르게 진행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개의 한국 부모님들은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자식에 대한 결정을 하지만 문제는 영국 사회에서는
특히 학교에서는 다른 시각으로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영국에서는 아동들에게 스스로의 의사를 많이 물어보고
중요시 하는데 한국 부모들은 아이가 어렸을 때는
부모가 돌봐줘야 한다는 개념이 강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영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 부모들은 이러한 차이점에서 오는 혼란을 몸 전체로 느끼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서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아들이 어느날 학교에 가기 싫어 해서 물어 보니까 왕따를 당했다고 해서 어머니가 카운슬에 항의 표시로 그 아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부모가 벌금을 물 수도 있고 학교에서 심각한 경고를 받기도 한다. 또 학교에 가라고 아들을 설득하다가 화가 나서 한 대 때려서 억지로 학교를 보낸 경우에는 그날 저녁 사회사업가의 방문을 받아서 곤욕을 치를 수도 있다. 만약에 그것 때문에 아이 앞에서 부모가 말다툼을 한 경우에는 학교에서는 가정불화 때문에 아이가 정서장애가 생겨서 등교거부증이 생겼다고 오해를 할 수도 있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대개의 한국 부모님들은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자식에 대한 결정을 하지만 문제는 영국 사회에서는 특히 학교에서는 다른 시각으로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영국에서는 아동들에게 스스로의 의사를 많이 물어보고 중요시 하는데 한국 부모들은 아이가 어렸을 때는 부모가 돌봐줘야 한다는 개념이 강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필자가 보는 10살짜리 영국 아동은 틱이 너무 심해서 약을 먹어야 되는 상황이었는데도 애가 약을 먹기 싫어한다고 자신들은 처방을 원하지만 그냥 집으로 돌아간 부모도 있다. 이런 경우엔 정말로 어떤 문화가 아동에게 좋은지 모르겠고 어쩌면 그 차이점을 그냥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독자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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