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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디자인과 통하다 1 근대건축의 상징 바르셀로나 파빌리온
코리안위클리  2010/08/25, 00:53:55   
▲ 2차 세계대전 후 독일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준비한 바르셀로나 국제 박람회에서 새로운 시대정신을 표현하기 위해 디자인된 독일관의 모습(왼쪽). 미스 반 데어 로헤는 예상을 깨고 간결한 건물 디자인으로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바르셀로나 의자(오른쪽)
건축가는 집을 설계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다양한 사물을 디자인한다. 숟가락 디자인과 도시 디자인은 규모면에서 비교할 수 없지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합리적이고 아름다운 형태를 만든다는 점에서 다를 바가 없다. 그래서 건축가는 때때로 숟가락과 도시도 디자인한다. 본 연재에서는 건축가가 디자인한 가구, 주방용품, 보석, 의상, 자동차 등과 같은 일상 생활 용품을 소개한다. 이를 통하여 건축과 디자인이 어떻게 우리의 삶과 어우러지는가를 살펴보고자 한다.

건축가는 가구 디자인-특히 의자 디자인-에 무척 관심이 많다.
두 가지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다. 우선은 자신이 디자인한 공간과 기능적, 미적으로 어울리지 않는 정체불명의 가구가 채워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가구는 집을 디자인하는데 사용한 개념을 표현할 수 있는 매력적인 수단이다.
그러면 건축가가 디자인한 가구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어떤 것일까? 아마도 미스 반 데어 로헤의 ‘바르셀로나 의자’일 것이다. 사진을 본 독자들은 “어, 저 의자 어디서 본 적이 있는데!”라고 한 마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1930년대부터 현재까지 80여 년 동안 전 세계에서 판매되고 있으니 아마도 당연할 듯싶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10년이 지날 무렵 독일은 국제 사회에 새로운 인식이 심어지길 갈망했다. 1929년에 개최 예정이던 바르셀로나 국제 박람회는 상업적 전시회의 성격을 넘어서 세계의 공동 번영을 추구한다는 시대적 상징성을 가지므로 독일이 국가의 위상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겨졌다.
독일 정부는 당시 디자인 교육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던 미스 반 데어 로헤에게 새로운 시대정신을 표현할 수 있는 독일관의 디자인을 의뢰했다.
독일관은 특정한 전시품을 위한 시설이 아니라 개막식 때 스페인 국왕이 개회를 선언하기 위한 공간이었다. 미스 반 데어 로헤는 예상을 깨고 당시로써는 전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간결한 건물을 디자인했다.
건물의 외벽을 제외하면 내부에는 단 일곱 개의 벽, 여덟 개의 얇은 기둥 그리고 지붕만이 존재한다. 그야말로 건물을 이루기 위한 기본적인 요소 뿐이다. 당시 파빌리온을 접한 관객들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 세계에 온 것처럼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몬주인 언덕에 지어진 파빌리온은 박람회가 끝나고 철거되었으나, 이 건물의 건축사적 상징성 때문에 수 차례에 걸쳐서 복원 논의가 진행되었고, 1986년에 드디어 현재 위치에 당시 원형 그대로 건립되었다.

의자로 구현된 미스 반 데어 로헤의 이념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을 디자인하면서 미스 반 데어 로헤는 이 건물의 내부 공간에 잘 어울리는 가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결국 자신이 직접 의자를 디자인했다. 물론 이 의자는 개막식 때 스페인 국왕 내외를 영접하기 위한 것이다.
건물을 지지하는 것과 동일한 크롬 도금된 강철을 부드럽고 우아하게 X자형으로 교차시켜서 다리이면서 동시에 등받침대를 만들고, 정방형 그리드를 가진 가죽 방석과 등받이를 살포시 올려 놓았다.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은 크롬으로 도금한 십자형 기둥이 지붕을 떠받침으로써 건물 내부의 벽은 구조와 상관없이 공간을 나누는 역할만을 한다. 결국, 바르셀로나 의자는 건물에서 사용한 개념을 의자로 고스란히 번안한 것이다.
1953년 이후 세계적인 가구 디자인 회사인 미국의 놀(Knoll)은 바르셀로나 의자를 수공예로 제작하여, 미스 반 데어 로헤의 사인을 담아서 현재까지 판매하고 있다. 제작된 시기에 따라서 상당한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략 300~1,000만원을 호가한다.
미스 반 데어 로헤는 살아 생전에 ‘적을수록 많다(less is more)’는 개념을 통하여 자신의 건축과 디자인을 설명했다. 이후 그의 생각은 근대건축과 디자인을 상징하는 교리처럼 받아들여졌다.
미스 반 데어 로헤가 80년 전에 디자인한 바르셀로나 의자는 여전히 간결한 디자인이 얼마나 편안하면서 동시에 아름다울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글쓴이 김 정 후
         (건축가, 런던정경대학 튜터)
          archtocity@chol.com

저서 : <공간사옥>(공저, 2003)
         <작가 정신이 빛나는 건축을 만나다>(2005) 
         <상상/하다, 채움의 문화>(공저, 2006)
         <유럽건축 뒤집어보기>(2007)
         <유럽의 발견>(2010 발간 예정)

활동 : 현재 디자인과 강의를 하며
         도시계획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조선일보, SKY-HD와 다큐멘타리를 제작했고
         KBS, SBS의 디자인 프로그램 자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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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후 건축가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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